완도-0223 / 전남 완도군 노화읍 충도리 / 시집살이노래
1990.3.27 / 허모금(남,65)
사래질고 장찬밭에
저므나 새나 매고 보니
골반 밲이는 안매졌네
집이라고 들어오니
어제 먹든 식은밥은
접시국도 못채놓고
어제 먹든 식은국은
종젱이국도 못채놨네
개 떠 주라먼 개 떠 주고
기 떠 주라먼 기 떠 주고
내 몫 먹을것 전히 없네
이웃집 할머니 불싸러 오더니
춘아 춘아 맹단춘아
이 밥 먹고서 어이 사냐
할머니 할머니 그 말씸 마세요
기집으로 생겨갖고
섞은디 마당 다 간다요
할머니 말을 깊이 듣고
갈강 호무 손에 들고
헌바구리 팔에 걸고
헌베 수건을 목에 걸고
솔때 같이 굳은 질로
활등 같이도 뻗슨 질로
훨훨 털고 내가 가니
말이 간다 말이 간다
저 건네 말이 간다
저기 가는 저 신부는
임재 있는 신부느냐
굼도 곱게도 잘생겼다
임재 없는 신부기래
이 어리를 걸고 있제
임재 없는 신불더클
이내 뒤만 따라오소
뒷을 따러 들어가니
열두칸 지와집에
섰는 개도 여럿이요
짖는 개도 여럿이요
마구청을 디레다 보니
섰는 말도 여럿이요
눴는 말도 여럿이라
정지라고 들어가니
양동우도 여럿이고
국도가리도 여럿이고
마리라고 들어가니
삼년 묵은 쌀도가지
거미줄로 개를 삼고
유년 묵은 참기름에
삼년 묵은 단 간장에
방이라고 들어가니
새별대 요강대우
발에 발찔 밀어놓고
새별대 좌오베개
빌때끼나 다 해놨네
두대리를 찐뜩 뻗고
이만하게 나 살겄는걸
신세탄복을 하고 있니
동냥왔네 동냥왔네
본 남편네가 동냥왔네
정지종아 이리와서
저그 오는 저여 거지
저주 말고 동냥줘라
여보시오 내 말씸을
한자리만 듣고 가소
짓는 도복 어따두고
헌 누덕지 입고 왔소
감당 깔지는 어따두고
뒷축없는 신 신었소
갓 맹근은 어따두고
헌 패래기 씨고 와서
손에 손찔 있겄마는
발에 발찔로 나를 차고
검은 창도 있겄마는
흰창으로 날 보더니
이 나를 찾어서 동냥왔소
저주 말고 물러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