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0604 / 경남 울산군 강동면 당사리 우가 / 밭매는소리
1992. 9. 3 / 김일순(여, 61)
서리야 길고 장창밭에 목화따는 저처녀야
따던 목화 제쳐놓고 고개살픈 들어보소
우리도 청춘인데 이목화를 달라하니
서글프고 가련하네 어제같이도 청춘인데
오늘같이 백발이되니 따던 목화가 아니든다
우리가 이때저때 나만한 사람보고 숭을 봤디만은 오늘같이 백발이네
검둥머리가 백발이되고 곱던얼굴이 주름이지니
아침날에 성튼몸이 저녁나절 병이들어
부른 것은 어머님요 찾는 것은 냉수로다
실낱같은 이내몸에 태산은 병이나니
아무리 살라해도 살수가 전히없구
백발보고 웃지마세 명산태천 찾아가서
상탕에 목욕하고 중탕에 세수하고
하탕에 손발씻가 시건수닥 개복하고
양유양을 불가추고 수지한장 들은후에
이몸을 살릴라고 비납니다 비놉니다
칠성님전 비납니다 아무리 비난들
죽는목숨 살릴소냐 명사십육 해동화야
꽃진다고 설워말어 명년삼월 봄이오면
꽃도피고 잎도피고 하건만은
초롱같은 우리인생 인제라도 한번가면 두 번다시 못오네요
저승길이 머다해도 방문앞이 저승길이고
불면상천이 머다해도 저건네 저산이 불명산천이네
저승문이 문같으면 열고닫고나 보건만은
저승길이 길같으면 오고가고 하건만은
뜨딴지미는 우를삼고 황태허를 밥을삼아
세상일이 이리될줄 어느누가 알아주리
비납니다 비납니다 칠성전에 비납니다
우리가 사다가 가더라도 역두대왕을 조대존대 미내가주
제일전에는 진광대왕
제이전에는 초광대왕
제삼전에 초광대왕
제사전에는 오광대왕
제육전에 평성대왕
제칠전에는 태성대왕
제팔전에 평등대왕
제구전에는 토시대왕
제열전에는 절릉대왕
아무리 비나한들 할수없네 할수없네
저승처사가 성명삼자 부리면서 생명줄을 손에들고
오라사시 바삐찾고 활대같은 궂은길을 삿대같이 달라와서
닫은문을 박차면서 성명삼자를 불러낸다
어서가자 바삐가자
저승에 실어오라하니 누궁이라 아니갈까
비납니다 저승님요 저승님요
신발이나 곤쳐신고 점심욕이나 하고가소
두작대기나 가져가소
만당세월 애걸한들 어느 처사가 들어줄까
구사당에 하직하고 신사당에 이별하고
친구벗이가 많다한들 어느친구가 대신가고
일가친척 많다한들 어느일가가 동행할까
불쌍하다 가련하니 …
(하다가 멈춤)
◆ 밭매며 부른 노래(신세타령, 회심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