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0809 / 충남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 / 달거리
1993. 12. 30 / 임명순(여,64세)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정월이라 대보름날은
달교하는 명절인데
청춘남녀가 짝을 지어
양양 삼삼이 다니는데
우리 님은 어디를 갔게
망월가자 말이 없나
이월이라 한식날은
개자축의 넋이로다
북망산을 찾아를 가서
무덤을 안고서 통곡하니
무정하고 야속한 님은
왔느냐고 말이 없네
제비가 옛집을 찾아오고
기염동의 놀던아이도
제집을 찾건마는
우리님은 어디를 갔게
집찾아 올줄은 왜몰르나
얼씨구나 니리리 니리리야
아니 놀고서 무엇하나
사월이라 초파일 날은
석가모니 탄일러니
집집마다 등불을 달고
자손 발원을 하건마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임 없는 나야 소용있나
오월이라 단오날은
춘추간절이 이아니냐
착작도화 늘어진 가지
청실 홍실 그니를 메고
녹의 홍상 미인들이
오락가락 거니는 데
우리님은 어디를 갔게
단오시절을 왜 모르나
유월이라 십오일 날은
유두 명절이 이 아니냐
백분질벽 지진절벽
쫄깃쫄깃 맛은 좋으나
임없는 빈방에 혼자먹기
목이 메어 못먹겠네
칠월이라 칠석날은
은하작교 먼 먼 길도
일년에 한 번씩 만나건만
우리님은 어디를 갔게
십년이 한 번도 날 안찼나
얼씨구나 니리리 니리리야
아니 놀고서 무엇하나
팔월이라 십오일은
춘추간절이 이아니냐
청춘남녀 짝을 지어
춘추 간절을 즐기는데
우리 님은 어디를 갔게
춘추간절을 모르시나
시월이라
구월이라 구일날은
기러기가 옛 집을 찾아오고
기염동의 놀던 아이도
제집을 찾건마는
우리님은 어디를 갔게
날 찾을 줄 모르시나
시월이라 상달은
집집마다 고사 치성
성주님전은 모설기요
터줏님전은 백설긴데
재수사망도 빌거니와
우리님 명복도 빌어보자
얼씨구나 니리리 니리리야
아니 놀고 무엇하나
동지달로 접어를 들어
동지 팥죽을 먹고 나니
웬수의 나이는 더먹었는데
임은 더하나 안생기나
섣달은 막달이요
해동자기를 지내고 보니
섣달 그믐이 고대로다
복조리는 사라고 하되
임건지는 조리는 안사라하나
얼씨구나 니리리 니리리야
태평성대가 여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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