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0919 / 장끼타령
(소리: 장재천)
헤 세상천지 동물 중에 장치(장끼; 수퀑) 근본 들어보소
태홍대단(비단의 일종) 견매견(?)에 초록 동정을 시쳐 달고
건너 안산을 안구 도니 장안 태도가 너뿐이러냐
까투리란 놈의 거동 보소 흑공단 견매견에 주홍띠를 둘러 띠고
아흔아홉 열두아들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어서 가자 바삐 가자
만첩청산 깊은 골로 이랴 찍찍 몰아를 갈 제
때는 마침 어느 때냐 동지섣달 설한풍에 백설이 휘날리어
먹을 것이 전혀 없어 주린 배를 검처 안고 건너 남산으로 건너를 갈 제
난데없는 푸른 콩 한 알이 놓였거늘
에쿠 그 콩이 소담하고나 그 콩 아니 먹을소냐
장끼란 놈은 모르구 그 콩 먹으러 들어갈 제
까투리란 놈이 내달으며 여보 그 콩 먹지 마오
입으로 홀홀 불고 비로 살살 씰었으니
인간 조작이 분명하니 부디 그 콩을 먹지를 마소
장치란 놈이 하는 말이 동지섣달 설한풍에 백설이 휘날리는데 인간 조작이 웬 말이오
장치란 놈은 모르고 그 콩 먹으러 들어간다
까투리 대참(재차?) 내달으며 하는 말이
여보 그 콩을 먹지 마소 지난 밤 삼사경에 꿈 한 번을 꾸고 보니
백관(백립. 상주가 쓰는 갓)을 높이 쓰고 만경창파에 빠져 죽었으니
당신 죽을 꿈이오니 부디 그 콩을 먹지를 마소
장치란 놈 하는 말이 여보 요망한 말 하지 마오
옛날 옛적 진시황도 콩태(太) 자로 성공하였는데 어이하여 먹지 못하리오
장치란 놈 멋모르고 그 콩 먹으러 들어간다
성큼성큼 들어가서 반달같은 주덩이로 한 번 지끈 채니
진상에(?) 나는 소리 좁은 골에 벼락 치듯 넓은 골에 지동치듯
아주 꽝당 덜꺽 치니 까투리란 놈은 기가 막혀 날개 싸고 달려들어
털 한줌을 부드득득득득 뜯어 모진 광풍에 휘날리며
죽었구나 죽었구나 우리 남편이 죽었구나
이리 굴고 저리 굴며 앙천(仰天)통곡에 슬피 우니 산천초목이 다 서러한다
공연한 세상에 부질없이도 났다가
모가지없는 절구통 귀신 될 줄은 왜 몰랐나
◆ <장끼타령>은 예전에 판소리 열두마당에 포함되기도 했던 곡이지만 지금은 불리지 않는다. 긴 사설을 주워섬기듯 서도창법을 섞어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서사적인 사설을 길게 이어 부르는 것과 중간 중간 특정한 선율로 단락을 맺어주는 것이 <배따라기> 창법과 비슷하다
» 원본: 북한86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