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0318 / 평안남도 숙천군 운정리 / 배따라기
(1979 / 홍기복, 55세)
요나 윤색은 다 지내가고 황국단풍이 다시 돌아를 오누나
이에 지화자자 좋다
천상만민은 필수지업이 다 각자이 달라 우리는 구타여 선인이 되여
배에 올랐더니 먹는 밥은 사자밥이요 자는 잠은 칠성판이요 입고자는야 수의로다
이렁저렁 불려가다가 좌우 산천을 바라를 보니
운무는 자욱한데 동서사방을 알 수가 없다누나
영좌님아 쇠 놓아 봐라 평양에 대동강이 어데로 붙었나
이에 지화자자 좋다
이령저령 행선하여 나아가다가 한수를 내다보니
바당에 제라 하는 거느구나 이라구 하는 건 동리로구나
만냈더니 뱃전은 잘라지고 용총 끊어져
돛대는 쓰러지어 삼동강나고
이내 일신 헐 수 없어 돛대 타고 창파에 뛰어드니
갈매기란 놈은 이 내 등을 타고
상어란 놈은 발을 물고 지근지근 제 물어당길 적에
어물어물하여 죽는 자는 죽이였으나
비나니다 비나니다 일월성신부터 하나님전 비나니로다
이내 센 목숨 살려달라고 비나니로다
만향 이나 천향으로 고향 배를 만나 건지여져서
이내 새 목숨 살아났으나 동무의 생각에 내가 눈물이 나누나
이에 지화자자 좋다
고향으로 돌아올 적에 경포귀범에다 돛을 달고
한양일성에다가 북을 두둥두둥실 배울리오며
동애준천 내다 걸려 헐목을 내다 거니
산이래도 내 보든 산이며 물이래도 내 보든 물이다
돈 실러 가자누나 돈 실러 가잔다
엔평바다에 돈 실러를 가자누나 기화자자 좋다
얼마나 실었더냐 얼마나 실었더냐
육만두 팔천냥 열두 곱절은 실었대누나 지화자자 좋다
◆ 평양지방 민요의 하나로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의 신세타령을 내용으로 한다. ‘배따라기’는 ‘배떠나기’의 뜻으로 짐작된다. 끝부분의 경쾌한 노래는 ‘봉죽타령’이라 하여 조기잡이배가 돈을 많이 벌어 들어올 때 부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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