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1805 / 함평군 나산면 우치리 계동 / 강도령노래
(1989. 12. 27 / 윤수복, 여, 1919)
강질 강질 강도령은
강올책을1) 품에 품고
임안땅에 장개들어
장개떡이2) 어쩌든가
서른두간 지와집에
마흔두간 대벽방에3)
금오비단 홑이불은
덮을 데끼4) 돋아놓고
원앙금침 자우비개5)
둘이 빌 데끼 돋아놓고
새별겉은 요강대우
느리느리 밀쳐 놓고
방 안에는 연꽃 피고
문 우그는6) 피꽃 피고
핏자꼬리 연자꼬리7)
하늘에 천자 걸어놓고
한 대문을 열어보니
안종도 열에다섯
바깥종도 열에다섯
한 대문을 열어보니
누웠는 말도 열에 다섯
섰는 말도 열에다섯
한 대문을 열어보니
양가매도8) 열에 다섯
금동우도9) 열에 다섯
병일레라 병일레라
꽃자리는 마다시고
짚자리만 딜이라네
떡국 상은 마다시고
미역국 상만 딜이라네
아랫방에 처남남매
반말이나 허고가네
웃방에 상각손님10)
오던 질로 도상허세11)
장인장모 나서시소
반절이나 하고가세
에라허고 요망한놈
반절밲이 못 배왔냐
자네 딸 행실 보면
반절도나 감사하네
1)강올책 : 강도령의 ‘강’자를 따른 책 이름. 2)장개떡 : 장가(를 든) 댁. 3)대벽방 : 도배가 잘 된 방. 4)덮을 데끼 : 덮을 듯이. 5)자우비개 : 잣베개. 잣모베개. 베갯모를 잣 모양으로 장식한 베개. 6)문 우그는 : 문 위에는. 7)방안에는~연자꼬리 : 신부가 해산하느라고 어질러진 방을 묘사한 구절. 8)양가마 : 놋쇠가마. 9)금동우 : 금동이. 10)상각 : 상객(上客), 즉 혼인 때 가족이나 일가 중에서 신랑이나 신부를 데리고 가는 사람. 11)도상허세 : 돌아가세.
◆ 장가를 들고보니 색시가 아이를 낳아 놓고 있더라는, 어떤 설화를 배경으로 생겨났음직한 부녀요 가운데 대표적인 노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으되 노랫말을 통해 그 시대의 풍속의 단면을 짐작할 수 있다.
» 원본: 함평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