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0912 /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대리 / 가거도 산다이
(1989. 9. 7 / 정이득, 여, 48세 외)
우리가 여기를 왔다 기양 갈 수 있냐
노래나 한 자리 불고나 가자
고요한 저 달이 이내 창에 비쳐놓고
연연한 내 마음이 반섬만1) 된다
산 너메 고갯길도 실리길이 못 된데
나를 두고 가는 님은 한 걸임도 십리
가겟섬2) 무너져 평지나 되라
강물이나 몰라져서3) 육로나 되라
사랑을 맺었다가 또 한번 변하도
높으난 절벽 가 내가 떨어져 죽자
푸리난 저 물이 술이라고 허믄
오는 친구 가는 친구를 다 사과보겄네
물레야 자새야4) 어서 뱅뱅 돌아라
지석안에5) 섰는 남자 밤이슬 맞인더
굴섬 녹섬6) 씰어 덮은 악마같은 파도는
자라나는 어린애들 낙심만 된다
노랑저구리 섶호에7) 떨어진 내 눈물
너 탓이냐 내 탓이냐 중신애비 탓이다
산이나 높아야 골도나 깊제
지식없는 여자 속이 얼마나 깊으리
허루통8) 가늘고 동자집이9) 큰 애기
뒷동산 좁은 길로 나만 졸졸 따라라
백년을 살자고 기약한 그 사람
금년도 못 살고 이별이 들었네
목포라 목여중 내 부사져라10)
친구가고 나 못간데 무신 소용있냐
정든 님 상발을11) 어드득 잡고
쥑여라 살려라 너 처분 아니냐
가거도라 앞 강에 일중선이12)
정든 님 술잔에 잔 버끔13) 떴네
오는 새 가난 새 듬풀14) 속에서 놀고
임재없는 이내 몸은 어데로 갈지 모린다
세월은 흘러흘러 멫 천년을 또 흘러
임도나 변하야 세월따라서 히린더
1)반섬 : 낙심. 2)가겟섬 : 가거도. 3)몰라져서 : 말라져서. 4)물레야 자새야 : 물레자새는 물레에서 실이 감기는 얼레부분. 5)지석 : 치마. 6)굴섬 녹섬 : 가거도 대리마을 동쪽, 서쪽에 았는 섬 이름. 7)섶호 : 섶. 8)허루통 : 허리통. 9)동자집 : 부자집. 10)내 부사져라 : 내가 심사가 난다는 뜻임. 11)상발 : 상투. 12)일중선(一重船) : 한 척의 큰 고기잡이 배. 13)잔 버끔 : 잔 거품. 14)듬풀 : 수풀.
◆ 정이득(여, 48세) : 이 마을에서 태어나 같은 마을 사람과 23세에 결혼했다.
◆ 부녀자들이 방안에 모여 놀 때 부른 노래로, <가거도 산타령>이라고도 한다. 전남지역에 흔한 아리랑타령이나 산아지타령과 같은데, 후렴 없이 앞소리만 돌아가며 한 사람씩 부른다.
» 원본: 신안08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