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0513 / 나주군 동강면 옥정리 봉추 / 시집살이노래
(1989. 11. 30 / 김삼례, 여, 1914)
도리도리 삿갓집이1) 딸 한나를 곱게 키워
여운다고 여운 것이 섬지방으로 여웠더니
시집간 사흘만에 모를 숭그러 가란다네
열두폭 두리치매 두리두리 감어입고 논에를 썩 나서니
아릿논에 좌수2) 앉고 웃논에는 범이 앉고
좌수 범이 앙근 속에 설소리만3) 미기라네
서마지기 논배미가 반달만큼 남었네
집이라고 들어온께 시금시금 시아버지
가래장부4) 들쳐미고 물꼬 보러 나오심서
메늘아가 메늘아가 어느 새끼 점심 때도 아니되아 어느 새끼 들오느냐
시금시금 시어머니 앞문 박치고 나옴스로
점심 때도 아니 되아 어느 새끼5) 들오느냐
정제라고 달라든께 쪼그막한 시누애씨
성님 성니 우리 성님 점심 때도 아니 되아 어느 새끼 들오시오
내가 살어 멋을 해야 건네방에 건네 가서 문우게를6) 쳐다봉께
거둥 보소 거둥 보소 시아버니 거둥 보소
어제장 댐영장에7) 비상 사다 걸어놨네
장꽝8)을 건네가서 몰피같은9) 거멍 장을 댈가웃을10) 떠다 놓고
서당멩지11) 오시그등 말 한자리 헐랐더니 서당멩지 아니 오고
한 모금을 호리홀짝 마시닌께 굵은 뻬는 늘어지고 잔 뻰는 모타지고
두 모금을 호리홀짝 마시닌께 여영가고 아조 갔네
서당멩지 오시드니 비럽잖은12) 시집살이 낮잠이 웬 일인가
이리 섬섬 일어나소 저리 섬섬 일어나소
그리해도 아니 일어나닌께 건네방에 건네가서
아버니도 들오시시오 어머니도 들오시시오
앞노적은 뉘 것이요 앞노적은 니것이다
뒷노적은 뉘 것이요 뒷노적은 니것이다
앞노적 폴아서 질매 사고13) 뒷노적 폴아서 공매 사고14)
공매 우게 질매 영꼬 어너리 넘자 나는 간다
1)삿갓집 : 지붕을 삿갓 모양으로 이은 집. 2)좌수(座首) : 두레패나 향청(鄕廳)의 우두머리. 여기서는 시아버지를 이르는 듯. 3)설소리 : 앞소리. 4)가래장부 : 가래의 나무부분. 5)어느 새끼 : 어느 새. 6)문 우게 : 문 위에. 7)댐영장 : 담양장. 8)장꽝 : 장독대. 9)몰피 : 말피. 10)댈가웃 : 한 되 반. 11)서당멩지 : 서당에 다니는 사람. 남편. 12)비럽잖은 : 쉽지 않은. 13)질매 : 길마. 짐을 실을 때 마소의 등에 얹는 제구. 14)공매 : 공마(貢馬: 나라에 바치는 말). 남편이 아내의 시신을 장사자내기 위해 말에 싣고 가는 듯하다.
◆ 김삼례(여, 1914) : 영암군 사종면에 있는 새몰마을에서 태어나 이 마을로 시집왔다. 1992년 광주로 이주.
◆ 전남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의 시집살이 노래이다. 경상도 등 다른 지역의 시집살이 노래에 비해 이 지역의 노래들에서는 여자들이 모심기를 하는 섬지방과 내륙의 관행의 차이가 갈등의 원인으로 대두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시아버지가 며느리 방에 비상을 사다 놓아 죽음을 유도하는 점, 뒷부분이 죽음으로 짤막하게 끝나고 중이 되어 간다든지 하는 내용으로 길게 이어지지 않는 점들이 다른 지역 노래들과 다르다.
» 원본: 나주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