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0202 /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 통나무켜는소리
(1989.3.9 / 가: 고인배,남,1917. 나: 김형조,남,1922)
가:
요런 일기에 요 일 허기사 에
성이 얼만 가실손가
나:
시릉시릉 잘도 먹는고나 이여두어 헤
톱은도나 잘도 주렷구나 요런 당김에다가
한 번에 한 치로다 두 치로다 잘도나 나려간다
가:
산도 설고 물도 설은데 에이에
누구를 보려고 호 오으오 여기나 왓나
나:
한 입 대고 두 입 대여 그넹에 두어라 에헤
큰아덜네 대문착이나 오늘 하루에나 멘들아질 것이냐
아이고 요 팔자로구나 부지런이 다려 힘내여 멕여나 주어옵소서
가:
요런 일기에 요일 허기사 어허 허으어 성이 얼마 가실소냐
나:
시릉 시릉 먹고가는 요놈의 톱이야 에
당길수록 잘도 먹네 한 입이라 뒈입이라 서입만 뒈건 두어
혼사 산다 놀아도 쉬영허주
가:
임아 임아 날 잡지 말고 호오 어으어
서산에 지는 해를 머물러 주오
나:
당기고 당기다 보니 에
톱질소리는 시르릉 시르릉 여전이 잘도 먹네
힘이 부족해냐 아이고 배고판 못할 정도가 뒈는구나
“허잇! 허이! 당겨”
가:
놀다 죽어도 공동묘지로 오는구나 에헤
일하다 죽어도 오으오 공동묘지라
나:
하이고기여 두어라 어으어 헤에
기다 죽은 밧갈쉐나 놀다 죽은 염송아지나 죽엉가면 다 마찬가진데
요 놈의 팔자 벨놈의 팔자 한숨만 나는구나
“허이야! 다려 다려! 다려게!”
가:
구시월이 좋다해도 오 어으어 에에
이삼월만은도 못하는구나
나:
하이고기여 요놈의 낭아 베라 깨여지라 벌러지라 오려사 뒈는구나
힘이 이서야 할로구나에 만날 하여도 시릉시릉 소리에
톱밥 떨어지는 장단소리만 나는구나 어이 “어히야!”
가:
우리 인생은 벡년도 못 살건마는 으흐 어이어
게획은 천년계획이로구나
나:
하이고기여 하이고기여 요놈의 낭아 두어랑아
한치 두치 써는 것이 에헤 해도
오널이 열 판데기도 못 뒈니 초가삼간도 어렵구나 에
석달열흘을 요놈의 톱질 하여야
초가삼간 한 거리가 뒐까 말까 요 팔자로고낭아
가:
집이 천 칸이라도 호오오 어으어
요듭 자 방 하나이면 알아보는구나
나:
어느 누게가 요렇게 해엿다고 괴로웠다고 알아주리야 에
아덜 난 어멍은 허들싹허게 웃건마는
요놈의 팔자는 하이고 험하고 험하네
◆ 선흘리 사람들은 주로 ‘물찻오름’에 올라가서 나무를 해왔다고 한다. 두 사람이 통나무를 켜면서 하는 톱질소리다.
» 원본: 북제주2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