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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전북01:전북0106

전북0106 / 진안군 성수면 중길리 오암 / 소타령

(1990. 11. 7 / 이귀녀(여,84)*)

“소타령이 나오는디, 오늘은 내가 이왕으 죽을텡게로 저 소를 한번 윗겻다 울렸다 허고 죽을란다고 장원들 보고 허닝게, 니까짓 놈이 어뜩케 소를 울렸다 웃겻다 헐라냐고 그러드래야. 긍게 이따 보라고, 인자 그 소타령을 헌단 말여.”

삼사월 진 진 해여
마른 땅은 밭을 갈아
추진 땅은 논을 갈아
하루 갈고 이틀 갈고
닷새 엿새를 갈고 보니
굵은 뻬는 어긋나고
잔 뻬는 녹아난다
집이라고 들어가니
사흘 나흘 썩은
구정물 한 통을 들이대니
먹을 정이 전혀 없어 아니 먹응게
동네 공사가1) 났구나
그 소 병들었다고
잡으라고 공사가 났구나

“그렁게 소가 피익 웃더래야. 픽 웃어 인자, 소가. 저 속으 있는 소리를 헝게로”

일 년 열두 달
선영 봉제사 허고 먹으라고
농사 지어 주닝게
무신 죄로 나를 잡을라고
도수장2)으 날 달리냐
도수장으 들어가니
전후 좌우 늘어섰고
천하명산 재주 좋은 놈
한 손에는 도치 들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섰는 것
육천 마디가 다 죅이네3)
도치뿔로 한 번 치고 두 번 치니
이내 몸이 넘어 닥치는 소리
좁은 골짝으 천둥허듯 허는구나
이내 털은 문때내야4)
화장터로 들어가고
이내 가죽 벳겨내야
북장구로 다 나가고
이내 피는 받어내야
대동강으 떼우시고
이내 뿔은 빼여내야
옥등잔에 걸으시고
이내 뻬는 깎아내야
선배님의5) 칼자루
각시님의 뿔비녜로 다 나가고
이내 살은 한 냥 두 냥
사또 상에 다 오르네

“헝게로 소가 눈물을 쑥쑥 빼고 빠치고 울어. 웅게로 그렁게 죽일라고 날 받아놔서 죽일라다가, 야 이놈아 가서 니 재주대로 살으라고 안 죽이드래요.”


1)공사(公事) : 공적인 의논거리. 2)도수장(屠獸場) : 소 돼지 등을 잡는 곳. 도살장(屠殺場). 3)죅이네 : 조여드네. 4)문때내야 : 문대내어. 마구 문질러 내어서. 5)선배님 : 선비님.

◆ 이귀녀: 인근 마을인 성수면 양화리 출생, 시집오기 전에 옛날 친정 오라버니나 친정 올케가 고담책을 읽는 소리를 옆에서 듣고 배웠다 함.

◆ 이 소타령은 판소리 명창 권삼득의 일화에 얽힌 노래라고 한다. 권삼득이 대가댁 연회에 명창이라 불려가서 노래를 하는 자리에서 장관 부인들을 농하는 “단장 안에 꽃이야” 하는 노래를 불러 이를 눈치챈 장관들의 호통으로 옥에 갇힌다. 며칠 후에 그를 죽이려고 끌어냈는데 그 자리에서 권삼득이 “이왕 죽는 마당에 소를 한번 울렸다 웃겼다 해보겠다”고 말하고 부른 노래가 바로 이 ‘소타령’이라는 것이다. 가창자는 권삼득이 마냥 집을 비우는 남편 때문에 자결하려는 자기 부인을 달래는 노래인 ‘베틀노래’도 불렀다.

원본: 진안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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