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0501 / 양양군 서면 오색리 가라피 / 아라리
(1995. 2. 8 / 탁숙녀, 여, 1921)
오니월에나 나는 풀은야 삼재팔란을 적는데1)
우리 인생은 한 세상 사는 기 무신 결란을2) 못 젂으랴
산천 초목에 멀구 다래3) 얼크러진 거는 산천 조화로 얼그러지고
당신과 날과야 얼크러진 거는 부모님 조화로구나
종로 세거리 앉어서야 담봇대 때는4) 할아버지
처녀 총각이 정 떨어진 거는 땔 수가 없나
아주까리 동배야5) 눈눈이 열어라
산촌에야 큰애기덜이 떼난봉이 난다
(“아주까리 동배 지름 발르면 인제 떼난봉 난다 그랬어. 흠흠”)
명지같은에6) 바다에서는 당사실7) 바램이 불구
일본 대포술 바램이8) 부니 수달피9) 수건이 왔구나
앞산에 뻐꾸기는야 세 살적버텀 울더니
연년이 때가 되니 잘도 와서 운다
산천이 푸르적적 나가시던 임은
백설이가 흐날려도 왜 못오시나
멀구다래가 똑 떨어진 거는 꼭지나 달려 있지
부모 동기간 똑 떨어진 거는 꼭지두나 없네
정선읍에야 물레방애는 빙글뱅글 사시장창야 헤풍산을10) 안고
잘두 돌어가는데 우리집나 임은에야 날 안구 돌 줄은 몰라요
망태 망태야 꼴망태는야 들가방 삼아 씨고
호무잘기 낫잘기는11) 만년필 삼아 씨자네
1)오뉴월 풀이 삼재팔란을 겪는다는 것은, 매고 난 후에 자라니 또 매고 또 매고 해서 세벌을 매기 때문에 삼재팔란을 겪는다고 한다. 2)결란→전란(戰亂) 3)멀구다래 : 머루와 다래. 4)담봇대 때는 : 담뱃대 때우는. 5)동배→동백 : 동백나무의 열매. 머릿 기름이나 등잔기름, 약용으로 쓰인다. 6)명지→명주. 7)당사실 : 중국에서 나는 명주실. 8)대포술 : 대포(大砲)를 말하며, 대포술 바람은 전쟁이 났다는 말이라고 함. 9)수달피 : 수달의 털가죽. 목도리나 외투깃으로 쓰인다. 10)헤풍산 : 허풍선. 물레바퀴. 11)호무잘기 낫잘기→호미자루 낫자루.
» 원본: 양양2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