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0327 / 양구군 동면 팔랑리 바랑골 / 아라리
(1995. 2. 10 / 가 : 김덕원, 여, 1931. 나 : 김옥희, 여, 1940)
나 : 바랑골 까마구야 고만두나 울어요
정드신 님 병환이 나날이 깊어 간다
가 : 요년으 총각아 내 손목을 놓아라
물겉은 손목이 잘크러 진다
나 : 올르락 내리락 잔지침 소리
이빠진 남박에1) 돌 넘어간다
가 : 갈기적 갈기적 곁눈질을 마라
이빠진 남박에 돌 넘어간다
나 : 무지나 동산에2) 돌배나무
매디매디 꺾어도 향내만 난다
가 : 산천이 푸르죽죽 나가시던 님이
백설이 휘날려도 왜 아니 오시나
나 : 돌산령 샛바람이 휘몰아 치니
심곡사 풍경소리가 요란도 하다
가 : 바랑골 샛바람이 휘몰아 치니
황금겉이 익은 곡식 다 떨어진다
나 : 돌산령 달산령 선질꾼이 떴다
제작제이 애기갈보야 술 걸러 놔라3)
가 : 노랑두 저고리 기약사4) 도장을 찍고
말 한 마디만 잘하면 백년기약을 맺는다
나 : 대바우 용늪에5) 얼러지가6) 나거든
너하구 나하구 얼러지 캐러 가자
가 : 바랑골 뒷동산에 머루다래가 열거든
우리나 삼동세 머루 따러 가자
1)남박에→이남박에 : 아남박은 쌀 따위의 곡물을 씻거나 일 때 쓰는 바가지의 한 가지로 안쪽에 여러 줄의 골이 나 있다. 2)無主空山. 3)예전에 쌀이나 꿀 따위를 지고 고성에 가서 소금과 바꾸어 올 때의 이야기. 고성으로 가는 길에는 돌산령, 삼친령, 달산령의 세 큰 고개가 있었다. 선질꾼이란 이렇게 등짐을 지고 오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선질꾼들은 열명이나 열댓명이 함께 다녔으며 닷새면 고성에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한다. ‘제작제이’는 용늪 넘어 돌산령 밑에 있는 마을이름이다. 4)기약사 : 기약하는 문서? 노랑저고리는 시집갈 때 입는 옷으로 이 부분은 여자의 약혼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5)대바우 용늪 : 마을 뒤의 대암산 꼭대기에 있는 늪. 자연생태계보존지구로 지정돼 있다. 6)얼러지→얼레지. 이른 봄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산나물로 눈속에서 올라온다고 한다.
◆김덕원(여, 1931) : 토박이로 같은 마을에서 혼인했다. 이북이 고향인 친정어머니에게서 배웠다는 굼배타령과 담바구타령, 베틀노래 등을 불렀다.
◆김옥희(여, 1940) : 토박이로 같은 마을에서 혼인했다. 김덕원과는 육촌간으로 함께 민속예술경연대회 등에 나간 적이 있다.
◆아라리는 밭 맬 때, 나물 뜯을 때 불렀다.
» 원본: 양구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