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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강원03:강원0308

강원0308 / 삼척군 도계읍 신리 오산촌 / 풀써는소리

(1994. 8. 24 /장덕술, 남, 1938)

어 물러도 과타1)
안고 지고
우러리가2) 많다
우물할미3) 소꼬뱅이4)
안개 빼다구5)
지렝이 갈빗대6)
먹싱거리다7)
어 물러도 과타
잘 싼다
우러리야
양지짝 노럭싱거리
어 이밥 먹고 찌는 나무
한풀이다
물러도 과해
잘 데웠다
어 풀이야
에후후후!
잘분다
덤불놀이
안고지고
잘 메신다
잘 싼다
어허 우러리여
안고 지고 드간다
어 우러리
우러리다
물러도 과해
일시도 맘 놓지 말고8)
안고 지고 드간다
어 우러리야
물러도 과해
어 우러리
사시장철 발발 떠는
…사시나무9)
음달당 먹싱거리
안고 지고 드간다
어허 우러리야
잘 누린다
잘 싼다
어 우러리
일시도 맘놓지 마
우러리다
꽂감꼬지10)
쪼록싸리11)
잘 누린다
어이 우러리야
물러도 과해
일시도 맘 놓지 말어라
잘 누린다
이후후후…
물러도 과해
맘 놓지 말어라
우러리야
우러리야
우러리야
어이 물러도 과타
꽂감꽂이 나무 우러리
꼴두 물푸레12)
어깨너매 층층나무13) 드간다
어이 우러리야
물러도 과타
어이 우러리
물러도 과해
우러리야
우러리다
…….
어이 우러리
물러도 과타
어이 우러리
우러리
물러도 과타
맘놓지 마
일시도 맘놓지 마라
우러리다
까탁하면 자리 뜬다
어 우러리
(잘 메신다)
우러리야
우러리
물러도 과해
일시도 맘 놓지 마라
황장목 꼭다리14)
어 잘 썬다
우러리야
우러리
우러리
이 후후후
자리 뜬다
…대궁은 어디 갔노
싸고 지고 돌았나


1)물러도 과타 : 무른(연한) 나무지만 많이 들어간다는 뜻. 2)우러리 : 풀이나 나무가 한 해 묵어서 굵은 것을 말함. 당년에 난 것은 3)우물할미 : 덤불을 말함. 4)소꼬뱅이 : 발을 맬 때 쓰는 가는 나무라고 한다. 5)안개 빼다구:너무 물러서 흔적이 없을 정도라는 말. 6)지렝이 갈빗대 : 가는 싸리나무를 비유한 말. 7)먹싱거리 : 싱거리는 나무의 일종. 음달에서 자라는 검은 빛이 나는 것을 먹싱거리라 하고, 양지쪽에서 자라는 누런빛이 나는 것을 노럭싱거리라 한다. 8)일시도 맘 놓지 말고 : 풀을 썰 때 풀을 메기는 사람이나 작두를 딛는 사람이 실수를 하게 되면 손목이 잘리는 큰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를 주는 말. 9)사시나무 : 나무 이름.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도 잎이 잘게 흔들린다고 한다. 10)꽂감꼬지→곶감꼬치 : 곶감꼬치에 쓰이는 나무는 싸리나무이다. 11)쪼록싸리 : 빗자루 만드는 싸리. 참싸리는 야물고, 광대싸리는 굵으며, 조록싸리는 가늘다고 한다. 12)꼴두물푸레 : 물푸레나무의 일종으로 가늘어도 몹시 야물다고 함. 13)층층나무 : 베틀의 바디집으로 많이 쓰이며 굵고 야물다고 함. 14)황장목 꼭다리 : 풀에 소나무가 섞여 있을 때 하는 말. 소나무만 황장목이 된다.

◆장덕술(남, 1938) : 토박이 농민. 스무 살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며 작두소리는 스물다섯 살에 퇴비풀이나 소먹이 풀을 썰면서 배웠다.

◆도라지 밭에서 작두를 놓고 직접 도라지 줄기를 썰면서 녹음했다. 예전부터 마굿간에 넣는 갈풀은 백로 때 베어서 썰었는데, 이 마을 20여 호가 품앗이로 돌아가며 썰면 20일 정도 걸렸다고 한다. 풀을 썰 때에는 둘이 작두를 딛고 한 사람이 풀을 작두에 메겨주며, 그 뒤에 풀을 메기기 좋게 옆에 놓아주는 사람 하나, 풀짐을 운반하는 사람 하나, 썰어 놓은 풀을 긁어내는 사람 둘, 썰어낸 풀더미를 쌓는 사람이 한 명으로 모두 여덟 명이 동원된다. 썰어 놓은 갈풀은 겨우내 마굿간에 넣어서 분뇨와 섞어 봄에 밭에다 거름으로 낸다. 갈풀의 종류는 갈나무, 참풀, 떡갈나무, 싸리, 잡풀 등이다. 풀은 일년에 두 번 짐풀과 갈풀을 준비하는데, 짐풀은 처서 전인 음력 6월 중순에서 7월 초에 베어 썰어 놓았다가 가을에 보리나 마늘을 심을 때 거름으로 쓴다.

풀써는소리는 풀을 작두에 메기는 사람이 풀 종류를 딛는 사람에게 일러줘 딛는 힘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풀이나 나무 이름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법을 써서 재미있게 한다. ‘작두소리’라고도 한다.

» 원본: 삼척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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