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0118 / 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개화 / 과부신세타령
(1987, 10, 14 / 강수애, 여, 1929)
정월이라 대보름날은 답교가자는 명절인데
청춘남녀 짝을 지어 양양삼삼이 다니건만
우런 님은 어디를 갔게 답교 가자는 말이 없노
이월이라 한식일은 개자추에 넋이로다
북망산천을 찾어 가서 무덤을 안고 통곡하니
무정하고도 야속한 님이 왔느냐 소리도 없고나야
삼월이라 삼짓날은 제비도 옛집으로 돌아오고
기홍덕에1) 창공 아래 기러기도 제 집으로 돌아오건만
우런님은 어디를 갔게 집 찾아 올 줄을 모르는고
사월이라 초파일은 서가모니의 탄일이라
집집마다 등불을 밝혀 자손발원을 하련마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임 없는 내야 소용 있나
오월이라 단오일은 추천하자는 명절인데
녹의홍상 미녀들은 임과 서로 뛰놀건만
우런님은 어디를 갔게 추천하자는 말이 없노
유월이라 십오일은 유두의 명절이 아니던가
백분청류에2) 찌진아 송편 쫄깃쫄깃 맛도 좋다
임 없는 빈 방 안에 혼자 먹기 금창이3) 막혀서 못 먹겄네
칠월이라 칠석날은 견우적니에4) 만나는 날
오작교 먼머나 길에 일년에 한번썩 만나건만
우런님은 어디를 갔게 십년에 한번도 못 만나노
팔월이라 십오일은 중추의 가절이 아니던가
청춘남녀 짝을 지어 망원산보를5) 가련마는
우런님은 어디를 갔게 망원가자는 말이 없노
구월이라 구월날은 기러기도 제집으로 돌아가
한번 가면은 찾아올 줄을 만물의 짐승도 알건마는
우런님은 어디를 갔게 일구에 소식이 없고나야
시월은 상달이라 집집마다 고사 제사
불사님6) 전에 백설기요 터주 전에 무성귀야7)
재수야 사망도 빌거니와 우런님에 명복도 빌어 보자
동짓달을 잡아드니 절기는 벌써 내년이라
동지으 팥죽을 먹고 나니 원수의 나이는 더 먹었네
나이는 한 살 더 먹어도 임은 또 하나 안 생긴다
섣달은 막달이라 빚진 사람 졸리는 때
이 동지가 지나고 나니 섣달 그믐이 고대로다
복조리는 사라고 하되 임 건질 조리는 없구나야
얼씨구나 좋다 기화자 좋네 칭이짝8) 같은 내 팔자야
1)기홍덕: 뜻 모름. 제보자는 지명이라고 함. 2)백분청류(白粉淸流): 흰 가루와 맑은 물. 흰 가루는 떡을 만드는 쌀가루, 맑은 물은 유두놀이 하는 시냇물을 묘사한 것. 3)금창: 가슴. 4)견우적니에: 견우직녀(牽牛織女)의. 5)망원산보: 망월산보(望月散步). 6)불사님: 부처님. 7)무성기: 무설기떡. 무시루떡. 8)칭이짝: 키(箕)짝.
◆ 강수애(여.1929) : 거창군 온양면 삼포리에서 태어나 17세에 국민학교 교사인 남편과 결혼하여 18세에 이곳으로 정착했다. 10년 정도 살다가 남편이 나가 사는 바람에 여섯 자녀를 혼자서 키우느라 고생을 하였다.
◆ 과부가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의 노래. 일을 할 때 부르기도 한다. 가창자가 12세 쯤에 과부인 고모가 부르는 것을 들어 배웠다고 한다. 그때 고모는 좋지 못한 노래이니 부르지 말라고 하였다고 한다. 달거리 형식이다. 마산MBC 전정효PD 녹음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