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0102 / 거제군 사등면 청곡리 / 베틀노래
(1992. 8. 26 / 지정선, 여, 1923)
세상살이는 막신해1)
할림하시는 전고래2)
옥난간에다 베틀로 채리
베틀이 다리는 네 다리
동서남북을 갈라 놓고
그거 우게 앉인 것은
모양각시가3) 차리하고4)
신나무 저 신줄은
오른발에다 걸키 신고
허른게는5) 뒤에 매고
몰키는6) 앞에 차고
요리 조리 가는 북
앙금등을 띠져 실고7)
신중으로8) 돌아든다
보디집 깡깡 치는 양은
꿍꿍 산천이 뛰놀고
자질개 물을 주어
견우직년 오실 때에
파둑기리던9) 행엥이야10)
요게조게 꼽는 채똑11)
남해 남촌 바람에12)
불칼이 받던 행엥이야
잉앳대 샘형제
눌금대13) 호불아비
깡대끙14) 띠를 뛰고
높은 붕을 구경가던 행엥이야
나우손 노는 양은
홍문자15) 높은 잔치
칼춤에 치던 행엥이야
배기미16) 싹싹 치는 양은
하늘에라 옥황상제
몯딸애기가17) 목욕하던 행엥이야
용두마리 우는 양은
동지섣달 외기러기가 짝을 잃고
짝을 찾아서 울음 우던 행엥이야
대토마리18) 미는 양은
소박갔다 다신애미19)
등을 치던 행엥이야
벱대20) 톡톡 튀는 양은
우리 그나래 신전할 때21)
활살 싸던22) 행헹이구나
허라 만수 허라 대신이여
1)막신해 : 어려워. 2)할림하시는 전고래 : ‘한림학사(翰林學士)가 전해 내려 오는 골에’인 듯. 3)모양각시 : 제보자는 예쁜 각시라고 설명함. 4)차리하고 : 자리하고. 그 위에 앉고. 5)허른게 : 허리에 두르는 부티. 6)몰키 : 말코. 7)앙금등 띠져 싣고 : ‘황금두건을 뒤집어 쓰고’의 잘못. 8)신중(身中) : 몸 속,즉 베틀 속. 9)파둑기리던 : ‘화장을 그리던’의 잘못. 10)행엥이야 : 형용이야. 11)꼽는 채똑 : 꽂는 쳇발. 12)바람에 : ‘무조개 바람에’의 잘못. 13)눌금대 : 눌림대. 14)깡대꿍 : 뜻 모름. 15)홍문자 : 홍문지회(鴻門之會). 즉, 홍문연(鴻門宴)의 잘못. 16)배기미 : 비경이. 17)몬딸애기 : 맏딸아기. 18)대토마리 : 도투마리. 19)소박갔다 다신애미 : 소박 맞고 갔던 다신애미. 다신애미는 계모. 20)벱대 : 벱댕이. 21)우리 그나래 신전할 때 : ‘우리 나라 식년(式年)할 때’의 잘못.식년은 자년(子年), 묘년(卯年),오년(午年),유년(酉年)을 말하는 것으로 과거 보이는 시기를 정한 해. 22)활살 싸던 : 화살 쏘던.
◆ 주로 저녁에 부녀자들이 한 집에 모여 앉아 길쌈을 하면서 하던 소리. 가창자가 고향에서 길쌈을 하면서 마을 부녀자들로부터 듣고 익힌 것이라 한다.
» 원본: 거제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