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0505 / 용인군 외사면 백암리 / 고사소리
(1993. 6. 29 / 앞: 유명수, 남, 76세)
가자 가자 가자 가 네 어디를 가자느냐
을시골로 내려가 동대문을 썩 나서니 칠패팔패 내달아기 ♬(풍물)
갈 곳이 바이 없어 경기도로 내려가세 ♬
용인읍을 내려와 백암역을 들어갈 제 모씨 한양을 들어갈 제 ♬
모씨 한양을 들어보소 그건 그러하려니와 ♬
하나금에 사바세계 남산은 무조로다
해동이라 조선국을 경기 잡아라 경성내 ♬
삼십칠관은 대문관은1) 이면미주 고조로다 ♬
곤명전2) 부인마마 소자상안에 도련님
하남자손에 여장아기 무릎 밑에 기는 아기 ♬
어깨 넘어나 섰는 동자 주루칭칭 자라날 제 ♬
우리 조선 십이지국 열 두 나라 조공 받으러 넘나들던
호구별사나3) 부인마마 ♬
쉰삼분 나오실 제 쉰분을 떨어지구 ♬
다만에 삼분 나오실 제 산은다가 멫산을 넘어
물은 몇물 건너 앞으루 잡어라 열 두 강
뒤루 잡어라 열 두 강 사륙은 이십 사
스물 네 강을 건늘 적에 무슨 배를 집어 타나 ♬
낭구배를4) 집어타면은 낭구배는 썩어지고 ♬
아서라 그 배 못쓰갔다 돌배를 집어타니 돌배 풍덩 가라앉고 ♬
아서라 그 배 못쓰겄다 우리 조선 수양버들 ♬
또 한 손으로 헛뿍 집어 또 한 손으로 훑어
한 잎으로 배를 지어 또 한 잎을 돛을 달아 ♬
여주강에 띄워 놓고 슬렁슬렁에 내려오니 갈 곳이 바이5) 없네 ♬
하감격을 들어오니 모씨 한양을 들어갈 제 ♬
모씨 한양을 들어보오 그건 그려하려니와 달거리가 죄다 가네 ♬
정월에 한달 드는 액은 이월 영도로6) 막어내고
이월이라 드는 액은 삼월 삼짇날로 막아 내고 ♬
삼월이라 드는 액은 사월 초파일루 막어 내고
사월이라 드는 액은 오월 단오로 막어 내고
오월 단오 드는 액은 유월 유두로 막어내고 ♬
유월이라 드는 액은 칠월 칠석으루 막아내고
칠월이라 드는 액은 팔월 한가우로 막아내고 ♬
팔월이라 드는 액은 구월 구일 연자새끼7)
들어가는 잉어실루8) 칭칭 동여 막어내고 ♬
구월이라 드는 액은 시월 상달로 막아내고 ♬
시월이라 드는 액은 동지 섣달 동지 팥죽으루 막아내고
동짓달이라 드는 액은 섣달 그믐 흔떡 맞이루 막아내고 ♬
내년 정월 열 나흗날 오곡밥을 정히 지어 ♬
방맹이 맞은 북어 대가리 술을 한 잔 멕을 갱겨9)
너두 먹구 물렀시구 너두 먹구 물렀시구 잡귀조차 없어지네 ♬
달거리를 풀었으니 호구역살 쉬다가네 ♬
호구역살 풀어다 방으로 들어가
헛간 밑에나 넝마살이요 부엌으로 들어가세 ♬
살강10) 밑에는 땡그랑살 물구멍 안에 용왕살
수채 구녘엔 흘린 쌀 마당 복판엔 베락살
이 살 저 살을 때를 맞춰 멀리멀리 소멸하니 만사는 대길이요 ♬
모씨 한양은 들어보소 그건 그러하려니와 ♬
농사 한 철 지어 보자 신농씨 모범 받어 깊은 데는 논을 풀고 ♬
높은 데는 밭을 풀어 물이 층층 수다릴세 ♬
샛별같은 영감은 우걱뿔이11) 자각뿔이
꼬랑양갤 둘러 미고 광틀 복판을 내려가서 ♬
이리저리 갈아 놓고 무슨 모를 내어보나 ♬
인간찰을 심었나냐 까투리찰을 심었느냐 일구영천에 자러나고 ♬
모씨 한양을 들어보소 갖은 두태를12) 심어보세 ♬
올콩줄콩 주년이13)알록달록 새알콩을14) 이리 저리 던져 놓고 ♬
일구영천에 자라나니 갖은 양념을 심어보세 ♬
꼬추 당촐 심었더니 이리저리 집어던져
일구영천에 자라나니 이렇게 졸 데가 어딨으리 ♬
모씨 한양은 들어보소 농사 한 철 지였시니 ♬
가을 두 철 끄들여 보자 칠팔월을 훌렁 넘어 구시월을 당도하고 ♬
종같은 머슴꾼은 꼬부랑 낫을 갈어 쥐고 ♬
앞노또랑에 비어걸어 뒷노또랑에 비어걸어 담불담불 비어걸고 ♬
샛별 같은 영감은 지게 받들어 져들이구 ♬
곰같은 손은다가15) 길마16) 받들어 져들이구
황소같은 종년은 똬리 받들어 져들이고 ♬
모씨댁을 들어보소 바깥 마당에 부려 놓고 ♬
칠팔월을 디려다가 공굴통을17) 디려다가 이리저리 떨었건만 ♬
가마속에 담아놓고 앞마당엔 앞노적 뒷마당에는 뒷노적
담불담불 쌓였으니 이렇게 졸 데 어딨으리 ♬
난데 없는 학이 와 앞 봉엔 알자리 보고 뒷봉에 알을 낳아
또 한 날개를 툭툭치니 새한지전이 빠졌건만 ♬
모씨 한양을 들어보소 고 돈 쓸 곳이 바이 없어 집이나 한 채 지어보세 ♬
샛별같은 영감은 금도끼를 갈어쥐고 옥도끼를 갈어쥐고
대산에 올라 대목 내고 소산에 올라 소목 내고 ♬
금강산으로 흘러가서 칡을 하나 끊어다가 ♬
뗏목을 얽어 놓고 여주강에 띄어를 놓고
술렁술렁에 내려 오니 한강은 여기로다 ♬
한강 육지에 부려 놓고 용산역을 찾어가요 ♬
모판차를18) 마련하야 뗏목을 실어 놓고
술렁술렁에 내려오니 한강을 건넜구나 ♬
노들역을 지나 놓고 시흥역을 지나 놓고 수원역을 당도허니 ♬
수원역에 부려 놓고 양지모판 마련하야 양지모판을 실어 놓고 ♬
슬렁슬렁에 내려오니 메주 고개를 훌렁 넘어 용인읍을 당도허고 ♬
양지역을 내려오니 양지역에 부려 놓고 도락꾸를 마련하고 ♬
뗏목을 실어 놓고 술렁술렁에 내려오니
진고개를 훌렁 넘어 좌전고개 넘었구나 좌전을 비겨 놓고 ♬
태평춘을 지나 놓고 백암역을 들어올 제 ♬
어느 댁을 들어가 모씨 마당에 들어갈 제 또 한 목수는 자를 들고 ♬
또 한 목수는 먹통을19) 들고 곧은 나무를 곧게 잡어 ♬
그건 그려하려니와 지경이나 다져 보세 지경이나 다듬어나 보세 ♬
어기여차 지경이요 지경이 지경이 지경이요
동쪽을 바라보니 구렝이 업이 묻혔네
가만 가만이 다져주오 구렝이 등을 다칠소냐 ♬
남쪽을 바라보니 인간 업이 묻혔고
가만 가만이 다져주오 인간 등을 다칠세라 ♬
서쪽을 바라보니 두께비 업이 묻혔네
가만 가만이 다져주오 두께비 등을 다칠소냐 ♬
남쪽을 바라보니 족제비 업이 묻혔네
가만 가만이 다져주오 족제비 등을 다칠 소라 ♬
모씨 한양은 들어보소 지경을 다듬었으니
그건 그러하려니와 주초를20) 마련하여 안성읍을 들어가고 ♬
안성읍을 들어갈 제 사골동을 찾어가서 ♬
돌쟁일21) 마련해 세모진 징을 찍어대니 주초도 마련되고 ♬
도락꾸에 실어 놓고 안성읍을 지났구나 ♬
죽산역을 지나놓고 도배미를 지나 놓고
각봉이를 지나 놓고 백암역을 들어 올 제 ♬
어느 댁으로 찾어가나 모씨 한양을 찾어갈 제 ♬
바깥마당에 부려 놓고 상랑을22) 하여보자 주초를 늘여 놓고 ♬
상낭대를 늘여 놓고 여기저기 딜여 놓고 ♬
1)대문관: 큰 고을. 2)곤명: 축원문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 3)호구별사: 호구별성(戶口別星). 집집이 찾아다니며 천연두를 앓게 한다는 여자 귀신. 4)낭구배: 나무배. 5)바이: 전혀. 6)영도: 영등날. 음력 이월 초하룻날. 영등할머니가 내려오는 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들고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함. 7)연자(燕子): 제비. 8)잉어: 잉아. 베틀이나 방적기의 날실을 아래 위로 움직여 한 간씩 걸러서 끌어 올리도록 맨 굵은 실. 9)멕을 갱겨: 미역을 감겨. 10)살강: 부엌의 벽 중턱에 가로드린 선반. 11)우걱뿔이 :뿔이 안으로 굽은 소. 12)두태(豆太): 팥과 콩. 13)주년이콩: 쥐눈이콩. 콩의 한 가지. 씨가 검고 콩나물을 기르는 데 씀. 14)새알콩: 콩의 한 가지. 여러 가지 색이 어울려 있음. 15)손: 손아래 사람을 좀 홀하게 이르는 말. 16)길마: 소 등에 안장처럼 얹는 도구. 17)공굴통: 나락을 떠는 기구. 18)모판차: 목판차. 무개화차(無蓋貨車). 19)먹통: 목재를 자르거나 다듬을 때 줄을 치는 도구. 20)주초(柱礎): 주춧돌. 기둥 밑에 괴는 돌. 21)돌쟁일: 돌쟁이를. 석수를. 22)상랑: 상량(上樑). 23)장친부모: 양친부모. 24)오기장살: 유기장살. 유기장사를. 25)은수복(銀壽福): 그릇의 겉면에 은으로 새긴 수복 두 글자. 26)억대: 우람한 황소. 27)걸구: 걸귀. 새끼를 낳은 뒤의 암퇘지. 28)점조: 점지.
◆ 정초에 풍물패가 집집을 돌며 해주는 고사덕담. 고사소리는 보통 박(beat)만 있고 장단은 없으나 이 노래는 4박자의 장단구조로 짜여져 있다. 여기 수록된 부분 뒤에도 사설이 좀 더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