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1124 / 울진군 북면 부구리 상흥부 / 시집살이노래 - 부모죽은 편지
(1994. 9. 30 / 전옥순, 여, 1918)
불같이라 더운 날에 미1)겉이라 저연2) 밭을
한골 매고 두골 매고 삼시골을 거들 매고
이 모꼬리3) 남은 거로 마저 다 매고 나니
집이라꼬 들어가니 밥 한그릇을 떠난 거로
시어마님 하시는 말쌈 연두 연두 독해라
저 어머니 죽은들싸 밥 한그릇을 다 쳐먹네
사랑이라 디리 달러 아버님요 아바님요 나는 가요 나는 가요
시아버님 하시는 말씀 베 한필 명지 한필4) 다 짜놓고 가거라
큰 방이라 디리 달라 시금털털 시어마님 나는 가요 나는 가요
명주 한필 베 한필 다 짜놓고 가거라
명지 한필 베 한필 다 짜놓고 사랑이라 디리 달려
아바님요 아바님요 나는 가요 나는 가요 시어마님 나는 가요
정지댁이5) 쌀 달라꼬 울어싸서 쌀을 쪼사 달개 놓고
마래댁이6) 비달라꼬 울어싸서 비를 줘서 달개 놓고
앙금짝짝7) 걸른 애기 밥 달라고 울어싸서 밥을 줘서 달개 놓고
샙쭉끌에 나가다가 목맨 사지8) 꼴 달라고 울어싸서 꼴을 줘서 달개 놓고
댕기풀어 남개 걸고 달비 풀어 품에 품고 비내 빼사 땅에 꽂고
한 모랭이 돌어가니 대패질 소리가 진동했네
두 모랭이 돌어가니 언짝소리가9) 진동했네
삼시 모랭이 돌어가니 서른 두명 행상꾼이 곡소래가 진동했네
아홉 성제 맏오라배 곽문이나 열어주소
에라 요년 요망한년 어제 먼제 오라할 때 왜 못왔노
아홉 성제 맏오라배 질쌈이가 원수로다
에라 요년 요망한년 질쌈 좋다 잰죽해야10) 석자 수건 내 못봤다
아홉 성제 맏오라배 글 좋타꼬 잰죽해야 편지 한장 내 못봤소
아홉 성제 맏오라배 곽문이나 열어주소
어제 먼제 오라할 때 왜 못왔노
아홉 성제 맏오라배 질쌈이가 원수로다
빼다질세 빼나 보지 열다질세 열어 보지 차닫질세 차나 보지
아홉 성제 맏오라배 곽문이나 열어주소
울어머님 몸감장이나11) 하여주세
에라 요년 요망한년 울어머니 몸감장을 니 안해줘도 공단 비단 싸예 간다
아홉 성제 맏오라배 울어머니 공단 비단 싸옜다더니
공단 비단 어디 가고 초지 한장 개랐는고
웃 마을에 초군들아 아릿말에 초군들아
명지 한필 베 한필 생가 조너라 울어머니 몸감장이나 하예주세
서른 두명 행상꾼아 발맞춰라 외나무 다리로 건네 간다
1)미: 뫼(산). 2)저연: 짓은. (풀이) 우거진. 3)모꼬리: 모퉁이. 4)명지: 명주. 5)정지댁: 부엌에서 일하는 여자. 6)마래댁: 마루를 청소하는 일을 하는 여자. 7)앙금짝짝: 아기의 동작을 나타내는 말. 8)사지: 송아지. 9)언짝소리: 관을 닫는 소리. 10)잰죽해야: 잘난척 하여야. 11)몸감장: 시신에 수의를 입히는 일.
◆ 전옥순(여,1918) : 산간 오지인 원당 말래에서 태어나 20세에 이 곳으로 시집왔다. 밭매는 노래를 실감나게 불렀다.
◆ 가창자가 실제로 밭을 매면서 부른 노래다. 내용은 시집살이를 하느라고 어머니 장례에 늦는다는 전형적인 시집살이노래다. 가창자는 이 노래를 15세 무렵에 고향에서 할머니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주로 밭을 매면서 불렀지만, 삼삼을 때도 불렀다고 한다.
» 원본: 울진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