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1014 / 영천군 화북면 자천2리 / 베틀노래
(1993. 1. 13 / 임분녀, 여, 1918)
천상에 노던 아기 할 일이 전혀 없어
인간세상 내라와서 좌우 한편 둘러 보니
옥난강이 비었구나 옥난강에 베틀 놓자
베틀다리 니 다리는
앞다릴랑 도디 놓고 뒷다릴랑 낮이 놓고
가리새라 지린 양은 청룡황룡 뻗은 듯고
안채 널은 도디얹고 안채 널에 앉은 양은
천하하고 여운디기 용산좌해 하신 듯고
부태허리 두린 양은
비 오던 저 갠날의 산지슭에 허리안개 두린 듯고
말기 한냥 갱긴 양은
삼대독자 위동아들 명복으로 갬긴 듯고
알송 달송 두채발은
서해서창 무지개가 동해동창 걷는 듯고
부한냥 나던 양은
홍학이 알을 안고 백옥강에 넘나드는 지상이요1)
구리 한쌍 노는 양은
상주 함창 공갈못에 잉어 노는 지상이요
바대집은 치는소리
서월갔던 시손들이 장기바둑 뜨는 듯고
비오랭이 있는 양은
활모정산 황거무가 줄을 내여 부친 듯고
눌굼대는 호부래비
강토방의2) 굽은 낚시 우술강에 던져 놓고
잉애대는 삼형제요
가는 쟁비 치리치리3) 앉은 듯고
세모반듯 저비개미 오릴씨랑 니릴씨랑
쿵질럭금 도투마리 정지럭금 뒤놈는다
베때흰때 널찐 양은
쪼꼬만한 시손들이 수태노는 지산이요
용두마리 찌국찌국
어제 왔던 며늘애기 부모 정도 소리나네
허리 굽은 저 신나무 헌신짹이 목을 매여
떨어져 가매 실피 우네
1) 지상 : 기상(氣象). 2) 강토방 : 강태공의 와음인 듯. 3) 치리치리 : 끼리 끼리.
◆ 임분녀(여,1918) :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17세에 출가했다.
◆ 이 마을은 예전부터 유명한 삼마을로서 일제 때만 하여도 가구당 보통 5-6마지기의 삼밭을 가졌다고 한다. 가창자는 25세부터 60세까지 베를 짰다고 한다.
» 원본: 영천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