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0518 / 문경군 영순면 율곡리 당골 / 베틀노래
(1993. 10. 7 / 윤경임, 여, 1918)
할 일이 전혀 없어 지하땅에 니리와서
사방 산천 둘러보니 비었도다 비었도다 옥난간이 비었도다
옥난간에 비틀 놓고 비틀다리 양 네 다리 큰애기다리 양 두 다리
앞다릴랑 솟아 놓고 뒷다릴랑 낮차 놓고
가르새라 지른 양은 청룡황룡 부러졌네
앉을께라 앉는 양은 우리 나라 금사님이 영신작에 걸터 앉아
비태라1) 차는 양은 오곡만사 실봉에는 실안개로 둘러차고
말코라 차는 양은 삼대 독대 위동아들 밍가 복가 갱깄도다
바디집아 치난 소리 만첩산중 깊은 골에 벼락 치는소리로다
앙금 단금 눈치 빠른 양갓을 밟아가면
북이라 노는 양은 치치없는 할을 물고 지도방에 놀아나네
잉에올이 사올이는 검은 구름 흰 구름과 합수하는 지응이요
잉애때는 삼형지요 눌라람대 호루라비
혼자 입을 못살아서 훌릉태사 넘어가네
어사 많은 비개미는 사침대를 앞서우고 백비알을 돌아타네
눈썹노리 두헝지는 절잘하고 일어나고
용두머리 우난소리 다 새가는 새벽달에 헛달2) 우는소리로다
한발 굽은 굵은 새끼 헌 신짝에 목을 매고
절로 굽은 선집나무 지도방에 놀아나네
항소겉은 도투마리 쿵 잘씨구 넘어가고 청잘씨구 일어나네
햅때이라 지는 양은 여도 지고 저도 지고
그 비 한필 다여 짜서 앞냇강에 휘아서러3) 뒷냇강에 바래여서
푸다대미4) 곱기해서 은가위로 말라 지러
굵은 실로 중침 놓고 가는 실로 상침 놓고
의복간장 임을 임의 의복을 입히 놓고 통양갓에 이을때기
임의 얼굴 좋은 얼굴 우리 다시는 못볼세
“서울에 과거보러 갔답니다”
1)비태: 부테. 베짤 때 허리 뒤에 두르는 띠. 2)달: 닭. 3)휘아서러: 헹구어서. 4)푸다대미: 풀을 해서 다드미질을 해서.
◆ 베틀의 내력과 베짜는 모습을 표현한 노래. 가창자가 15세 무렵에 길쌈을 하면서 친정어머니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원본: 문경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