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0312 / 고령군 성산면 박곡리 박실 / 방아개비
(1993. 9. 2 / 김순덕, 여, 1924)
“삼십되도록 노총각이 장가를 몬가서 노탄을1) 하다가, 사십이 들어서이 장가는 간곳 없고 자식이 포원이라.
만날 근심을 하다가.. 그러나 우야노 살기 위해서 산에 낭글하러 갔는데, 낭글 한 짐 떡 해놓고 쉬매 또 자식이 생각키는 기라.
그러나 소변 보고 집에 갈밖에 없다 싶어서 소변을 주루룩 하고 나니, 소변, 거, 흙이 폭폭 파였는데,
그 게양 올도 안케 항글래비가2) 한 마리가 나 앉아 있어, 훌쩍 나매”
어차 내 혈육이 왔구나 두둥둥 왔구나
접장3) 아제가 살았으마 이름자나 지을 걸
대종종에4) 알았으마 족보라도 얹질걸
다리가 질씀한 걸 보이 징조헐배 닮았네
허리가 질솜한 걸 보니 할매 할배 닮았다
이마가 훌딱 바졌는걸 보니 관청물이나 묵겠구나
할매 할배가 살았으면 미역단이나 사올걸
외할매가 살았으마 뚜디기띠라도5) 해올 걸
진주 고모가 알았으마 암죽살이6) 사올 걸
마산 이모가 알았으마 옷벌이라도 해올 걸
저 건너 동생이 알았으마 나뭇짐이나 해올걸
집 가깐 누부가 알았으마 깨한지라도 짜올걸
1) 노탄(老歎) : 늙음의 탄식. 2) 항글래비 : ‘방아깨비’의 사투리. 3) 접장(接長) : 서당의 어른. 4) 대종종 : 종중. 5) 뚜디기띠 : 포대기 띠. 6) 암죽살 → 암죽쌀 : 암죽 끓일 쌀. 암죽은 갓난아이가 먹게끔 끓인 묽은 죽.
◆ 김순덕(여,1924) : 달성군에서 태어나 15세에 이 곳으로 시집을 왔다. 재담이 능하고, 꽹과리도 조금 다룰 줄 알며, 특히 문둥이춤은 압권이다.
◆ 노총각이 사십이 넘어서니 자식이 소원이었다. 마을 뒷산에서 나무를 한 짐 해 놓고 소변을 보니 폭파인 곳에 난데없는 방아깨비 한 마리가 날라 오니 “앗따 내 혈육이 왔구나”하면서 불렀다는 재미있는 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