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1022 / 천안시 구룡3동 / 물푸는소리
(1995.9.25 / 앞: 이종태, 남, 1917)
@ 철썩
어려 오베 물 넘어간다
이 물을 품어 어디로 가나
우리 농토로 들어가나
우리 농토로 들어가면
대천 바대가 될라는가
한강수가 될라는가
어려 오베
바람 불구 비올 줄 알면
빨래질을 왜 가는고
동남풍이 비를 주나
서북풍이 비를 줄나
어려 오베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임이 동창 비친 달아
달은 밝고 명랑한데
단봇짐이 웬말인고
은하 작교 콱 무너졌으니
건너 갈 길 망연쿠나
푸릇푸릇 봄배차는
찬 이슬 오기를 기다리고
옥중에 갇힌 춘향이는
이도령 오길 기다린다
백척 폭포 급한 물은
은하수를 기울은 듯
우리 농군님네들은
막걸리 한 잔 생각난다
어려 오베
닭아 닭아 우지 마소
날이 새면 내가 죽고
안맹하신1) 우리 부친
나 찾느라 애통한다
어려 오베
인생일장 춘몽이요
아니 놀고 무엇할꼬
나는 가네 나는 가네
물 품기 싫어 나는 가네
나 간다고 설워 말고
통간님네2) 힘차게 품게
어려 오베
말은 가자 네굽 치고
임은 자꾸 아니 놓으니
어려 오베
임아 임아 정든 님아
나 가는 것 잡질 말고
지는 해를 멈추어라
어려 오베
1)안맹(眼盲). 2)통간님: ??.
◆ 이종태(남,1917): 새텃말에서 태어나 육이오 때 미군들이 집을 불태워 이 마을로 와 살고 있다. 쇠장사를 하였으며 물 푸러 많이 다녔다고 한다. 소리가 아주 미성이다.
◆ 날이 가물거나 마른갈이하는 논에 맞두레로 물을 퍼 올리면서 하는 소리. 이 지역은 물이 귀해서 물 풀 일이 많았다. 둘이 마주 잡고 물을 푸는 맞두레로 밤새워 물을 푸기도 했다. 단순하고 지루한 일에 소리를 하면서 호흡을 맞추고 단조로움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