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0217 / 영동군 용산면 신항리 수리 / 베틀노래
(1993. 12. 9 / 김소용, 여, 1911)
월궁에 노던 선녀 / 상제께 득죄하니 / 인간으로 내쳤더라
지하나 땅에 내려와 보니 / 할일이 전혀없어
옥난간을 둘러보니 / 옥난간이 비었도다
이 산 저 산 양산중에 썩 드가서 / 낭쿨1) 비어 걸고나 보니
베틀다리 네다리요 / 요내 다리 단 두다리
앞다릴랑 솟아 놓고 / 뒷다리는 낮춰 놓고
가릿쇠를 지른후에 / 옥난간에 들이 놓고
구름 잡아 잉에 걸고 / 앉을깨를 돋아 놓고
그 우에라 앉은 양은 / 우리나라 상감님네 / 용상에나 자리한듯
부테라고 두른 양은 / 만첩산중 썩 드가서 / 허리안개나 두른 듯이
말코라고 갱긴 양은 / 삼대 독대 외동아들 / 명대나 복대나2) 갱긴 듯이
앙곰에 당곰 채활장에 / 북이라고 드나드는 양은
까투리가 양대밭에3) 알을 낳고 / 알 품들로4) 드나드는 듯이 / 들랑날랑 하는구나
바디집이라 치는 양은 / 우리나라 사또부인 / 삼수백이나5) 치는 듯이
삼형제라 잉앳대는 / 눈썹노리 끈을 달아
억만군사를 거나리고 / 술렁술렁 올라갔다 / 술렁에 술렁 내리왔다
호루래비 눌림대는 / 강태공의 낚두댄가6) / 그로강에다 띄워 놓고
삼형제라 비게미는 / 홍문년의 잔칠런가7)
베포장을 둘러치고 / 사침대에 목을 달아 / 올라갔다 내리갔다
용두머리 우는 소린 / 만첩산중 외기러기 / 벗을 잃고 벗 부르는 겐이로다8)
절로 굽은 철기신은 / 헌짚시기 목을 달아
세살 먹은 어린애기 / 아꼼바꼼 하는 듯이 / 들랑날랑 하는구나
도투마리 치는 양은 / 오뉴월 소낙비에 / 천둥치는소리로다
뱁때기라 치는 양은 / 우리나라 사또님네
숙갗이나9) 던진 듯이 / 이리도 치고 저리도 쳤네
하루를 짜고 이틀 짜니 / 베 한필을 다 짰구나
은가세를 내어서 두번 비어 / 이리저리 제쳐 놓고
분조대필 들고 나가 / 앞냇물에 비비 빨고 / 뒷냇물에 헹궈 빨아
푸다대미10) 곱게하여 / 무슨 옷을 말랐던가
과거 가신 서방님에 / 진명도포를 말랐도다
청동화리 불을 담아 / 윤두 질러 옆에 놓고
은침동침11) 내려서루 / 슬금살짝 도포 꿰며
오동나무 반다지에 / 슬금살짝 넣고 나니
과거 가신 서방님이 / 오신다고 노문12) 있네
대문밖에 나서 보니 / 일선대는13) 어데 두고 / 영전공포가14) 앞을 섰네
삼십명 당군들에15) / 행여를16) 미고 돌아오니
아이고 답답 내 신세야 / 지고답답 내 팔자야
이팔청춘 젊은 몸이 / 냄편 없이 어이 살까
여보시오 서방님은 / 목이 말라 죽었거든 / 물을 줄께 일어나소
배가 고파 죽었거든 / 밥을 주께 일어나소
밥도 물도 내 다 싫고 / 북망산천이 내 가고 싶어
앞산에도 묻지 말고 / 뒷산에도 묻지 말고
연당안에 한복판에 / 이내 몸이나 묻어 주소
가랑비가 오거들랑 / 연밥 따서 덮어 주고
굵은 비가 오거들랑 / 연꽃 따서 덮어 주고
장대비가 오거들랑 / 연잎 따서 덮어 주소
정저리쿵 곧은 나무 / 정저리쿵 넘어 가네
1)낭쿨 : 나무를. 2)복대 : 임부가 태아의 자리를 안정시키려고 배에 감는 띠. 3)양대 : 콩 : 동부라고 한다. 4)알 품들로 : 알 품으러. 5)삼수백 : ‘수박치기’를 말하는 듯. 수박치기는 둘이 마주보고 손뼉을 치며 노는 놀이. 6)낚두댄가 : 낚시댄가. 7)홍문년의 잔칠런가 : 중국 초한때의 홍문연의 잔치가 유명하여 고사가 전하고 있는데 이를 말한다고 한다. 8)겐 : 격. 9)숙갗 : 윷. 10)푸다대미 : 푸새 다듬이 : 풀을 먹이고 다듬이질을 한다는 뜻. 11)은침동침 : 은과 동으로 만든 바늘. 12)노문 : 소식. 13)일선대 :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부임할 때 받고 오는 자루가 긴 양산. 14)영전공포 : 명정공포(銘旌功布). 15)삼십명 당군들에 : 삼십명의 상여꾼. 16)행여 : 상여.
» 원본: 영동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