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0211 / 영동군 황간면 신평리 / 베틀노래
(1993. 12. 8 / 서남순, 여, 1924)
강골강골 강골씨야
우주강에 성노씨야
박봉낭케 박봉씨야1)
월궁에라 노든 선녀
하올 일이 전혀 없어
좌우산천 둘러 보니
비었도다 비었도다
옥난간이 비었도다
비틀 놓세 비틀 놓세
옥난간에 비틀 놓세
달속에라 계수나무
동쪽으로 벋은 가지
뒷집에라 김대목은
은도끼를 손에 들고
앞집에라 조대목은
금도끼를 울러 미고
삼구번을 쫏고 나니
어허히떡 넘어 가네
곧은 데는 갓을 쳐고
굽은 데는 배를 쳐고2)
옥자구로3) 다듬어서
옥끌로4) 궁을5) 파서
비틀 한쌍 되었도다
비틀 노세 비틀 노세
옥난간에 비틀 노세
비틀이라 앉은 양은
두귀가 쫑긋하고
비틀 다리 양네다리
처녀 다리 단두다리
앉을깨라 앉은 양은
(뭐시가 돋아있다 하던데 그리고)
허리부테 두른 양은
북두칠성 둘렀도다
앙금장금 취활장은6)
쌍무지개 둘렀도다
물 잘 주는 지즐개는
대도 대도 왕대속에
목욕 찾아 넘나든다
잉앳대라 삼형제는
억만군사 거느리고
시리시리7) 앉았도다
눈썹머리 노는 양은
청노미인8) 기상들이
춤놀이로 노는구나
심어젼 비개미는
혼차 가는 양일러라
용두머리 우는소리
하늘에라 외기러기
짝을 잃고 우는소리
뱁대기라9) 지는 양은
도수몬네 숙갗인가10)
이리도 지고 저리도 지고
참 잘 지고 영 잘 지네
물멩지도 쉰대자요
백멩지도 쉰대자요
일백열자 짜연11) 비를
앞내물에 바래12) 씻고
뒷내물에 히와13) 씻고
임의 의복 한 벌 지서
걸자하니 먼주14) 앉고
입자하니 곤때 묻고
첩첩으로 개여 가주
장농안에 너여 놓고
서울갔던 과괴선부15)
우리낭군 안 오든가
오시기야 오데마는
칠성판에16) 실려오데
반갑도다 반갑도다
온다하니 반갑도다
정사감사17) 믿었더니
칠성판이 웬일인가
왕방울찬놈18) 믿었더니
육기장포19) 웬일인가
흰공단 휘장둘러
백공단 배채울에20)
두발 연추 서발 대채21)
일곱 매끼 육기장포
칠성판에 실려오데
반갑도다 반갑도다
뒷동산에 터를 닦아
사톨하게 짚이22) 파서
자는 듯이 누워 놓고
수이 저네23) 수이 저네
그걸사나 수이라고
기우24) 한쌍 오리 한쌍
쌍쌍이도 떠들어 오네
이 기우야 저 기우야
대동강을 어데 두고
눈물강을 찾아 왔나
“아이고 숨차”
1)박봉낭케 박봉씨야 : 이 구절 다음에 이어지는 것이'누간장을 녹일려고/저리곱게 생겼는가/정승감사 딸일런가/수월영감 첩일런가라고 하는데 빠뜨렸다고 한다. 강골, 성노, 박봉은 베짜는 여자를 일컫는다고 하는데 정확한 유래는 모른다고 한다. 2)굽은 데는 배를 쳐고 : 나무의 가지를 치고 굽은 곳을 깎아 곧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3)옥자구 : 옥으로 만든 자귀. 4)옥끌 : 옥으로 만든 끌. 5)궁 : 구멍. 6)취활장 : 체활량. 7)시리시리 : 앉아 있는 모양을 표현한 듯. 8)청노미인 : 제일 예쁜 미인을 말한다고 한다. 9)뱁대기 : 작은 작대기로 된 베틀의 부품 중에 하나. 10)숙갗 : 윷가락. 11)짜연 : 짠. 12)바래 : 빛이 ‘바래다’에서 나온 말로 희게 만든다는 뜻. 13)히와 : 헹궈. 14)먼주 : 먼지. 15)과괴선부 : 과거선비. 16)칠성판 : 관의 속바닥에 까는 얇은 널조각. 북두칠성을 본따 일곱구멍을 뚫는다. 칠성판에 누워 온다는 것은 죽어서 온다는 것이다. 17)정사감사 : 정승감사. 18)왕방울찬놈 : 아들을 낳을 수 있는 희망을 표현한 것 같다.
19)육기장포 : 시신을 묶는 것. 20)배채울 : 상여 위에 친 흰 차일. 21)대채 : 상여의 틀을 이루는 굵고 긴 막대. 대채 두개를 세로로 놓고 가로로 연춧대를 여러개 놓고 묶어서 상여의 밑바닥을 만든다. 22)짚이 : 깊이. 23)수이 저네 : 물이 깊은 못을 소라 하는데 여기서는 눈물을 많이 흘려서 소가 되었다는 뜻. 24)기우 : 거위.
◆ 베틀을 묘사하는 대목과 남편이 죽어서 돌아온다는 대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 원본: 영동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