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0217 / 고흥군 도양읍 관리 관하 / 신세타령

(1990. 2. 8 / 정영엽, 여, 1929)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멋 할라고 나를 나서
날 이런 데 여왔는가
울어머니 날 슬 때는
온갖 노물1)이 다 쌨는디
곰곰초를2) 원했든가
곰곰삼삼 생각하믄
아무래도 못 살겄네
어매 어매 울어매가 날 슬 때나
시어마니 딸 슬 세나
나무장반에다 물 실은 듯이3)
반반 질러 생각하믄4)
어뜬 사람이 시집을 못 살게
어매 어매 우리 어매
요내 나를 데려가소
임아 임아 어린 임아
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자도
이내 속을 몰라주네
임아 임아 정들었다고
정엣말 말소
이별수 들면은
못할 말이 다 없이 하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날 심을 디 그리 없어
석산비력 끝에5) 날 심어나서
뿌리발이 못 해서6) 못 살겄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살다 살다 정 못 살면
깡고 깡고 머리를 깡고
중의 행실이나 나가볼게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말만 남은 행개치매7)
집만 남은8) 행개적삼9)
집만 잡어 털어 입고
말만 잡어 털어 입고
반보따리 손에 들고
지척없이10) 나는 가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나 산 시상 볼라거든
요내 방에 들어가서
말만 남은 행개치매
집만 남은 행개적삼
농틈에다 찔러 놨어
그놈보고 나를 보소
어매 어매 우리 어매


1)노물 : 나물의 방언. 2)곰곰초 : 곰곰 생각한다는 말에서 만든 풀이름이며 실재하는 식물은 아니다. 3)나무장반에다 물 실은 듯이 : 납작한 나무쟁반에다 물을 담은 듯이. 4)반반 질러 : 똑같이. 5)석산비력 → 석산(石山)벼루 : 돌산의 낭떠러지. 6)뿌리발이 못 해서 : 뿌리를 못 내려서. 7)행개치매 : 행주치마. 8)집 : 깃. 9)행개적삼 : (뜻 모름). 10)지척없이 → 지체없이.

◆ 주로 여자들이 혼자서 일을 하거나 쉬면서 흥얼거리는 노래 아닌 노래이다. 대개 살기 어려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꺾는 음이 많이 섞인 짙은 육자배기조 선율에 슬픔이 가득하다.

» 원본: 고흥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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