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12. 10 / 앞: 이도수, 남, 1917)
@ 아아아 에헤에
어허 세상천지 만물 중에는 사람 밲이 또 있는가
여보시오 시주님네 이 내 한 말 들어보소
이 세상 나온 사람 누 덕으로 나왔던가 헤
석가여래 은덕으로 아버님 전 뼈를 타고
어머님전에 살을 타서 우리 인생이 생깄는데 헤
칠성당은 명을 빌고 제석궁에1) 복을 타서
우리 인생이 모두가 탄생이 되었건마는 헤
한 두 살은 철을 몰라 부모님 은공 모리시고
이삼십이 당도되여도 부모 은공을 못 다 갚아
무정 세월이 여루하여서2) 원수로다 원수로다 백발이 되니 원수로구나 헤
어허 이팔청춘 소년들아 우리 늙은 백발 보고 너무 그리 윗지 마라
엊그제께 우리도 청춘이던마는 백발 되기가 잠시 잠깐 돌아오네 헤
춘초는 연연록이요3) 왕손은 귀불귄데4) 헤
우리 인생은 오늘 가면 언제 다시 돌아올까 헤
어허 무정하다 세월이야 언제 백발 되여서로 황천 고혼이 되어가는고
오호 청춘시절이더마는 늙어진께 원통하네 헤
어제 오늘 성턴 몸이 저녁 나절 병이 들어
심심하고5) 약한 몸에 태산겉은 병을 실어 허
어허 인삼녹용 약을 씬들 약덕인들 입으실까
무녀 불러 굿을 한들 굿덕도 몬 보았네 헤
간수6) 불러 설경한들 경덕인들 입을손가
어 그래도 몬다하여 재미쌀로7) 또 실고8) 실어서 명산을 올라가서
상탕에는 밥을 짓고 중탕에는 목욕을 하고 에헤
하탕에 수족을 씩거 촛대 한 쌍을 좌우로 벌기 놓고
행로불 갖초와 소지를 삼장 올린 후에 헤
비나니다 비나니다 하나님전 비나니다
칠성궁에 축원하고 부처님전에 아무리 봉양을 디리 본들
어허 어는 부처 감동하야 우리 부모님을 구해 줄꼬
아이고 아이고 원통하네 헤
어허 무정하다 저승차사 무정하고 야속하네 저승차사가 야속하네
우리 부모님 성명 삼 자 점을 찍어 얼릉 배삐 불러 오라꼬 재촉을 하시는데
어허 저승차사들 거동 봐라 한 손에 철봉 들고 또 한 손에 창검 들고
오라 사슬을 빗기 차고 우리 부모님을 부리러 오네 헤
어허 제일전에 진광대왕9) 제이전에 초광대왕10)
제삼전에 송제대왕11) 제사전에 오간대왕12)
어허 제오전에 염라대왕님13) 제육전 번성대왕14)
제칠전 태산대왕15) 제팔전 평등대왕들16) 거동봐라 하
어허 제구전에 도시대왕17) 제십전에 오두전융18)
대왕님전 매인 육십육갑 사자들 모두 거동을 보소
에헤 육십육갑 사자들 거동보소
재판관으 말로 듣고 옥사장 분부를 듣던마는
어서 배삐 불러오라 재촉을 하시는데 사자들 거동을 보소 호
연직사자 월직사자 일직사자 시직사자
태양성군 태음성군 나우성군 계두성군
어허 사자들이 모두 좌우 홀목에다
한 손에 철봉 잡고 또 한 손 창검 들고
오라 사슬 옆구리 불끈 차고
우뚝 우뚝 서서로 성명 삼자 손에 들고
부모 노부모로 불러 갈라 쫓아오네 헤
어허 이 사자 거동 보고 저 사자 거동보소
활등같이 굽은 길로 살대같이 따라 와서 문전에 당도터니
철통겉이 소래를 높이 치맨 성명 삼자로 불러 내네 헤
어허 아이구 아이구 내 일이야 아이구 아이구 내 설음아
이 백년을 살 끼라꼬 어린 자슥 좌우로 거느리고 이날까지 사던 세상
인지는 막중 하직되었고나 하
어허 사자들 거동보소 우루룩 달려 들어
실낱같은 우리 몸에 태산겉은 오라 사슬
불끈 채아서 같이 가자꼬 소리를 높이 치네 헤
어허 인제는 할 일 없고 할 일 없네
하직이네 하직이네 인간 하직이 적막하다
인간 하직이야 자손들 홀목을 부여 잡고
아이고 아이고 막중 하직 내가 떠나간다 하
어허 아이고 아이고 내 일이야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꼬 울지 말고 잎이 진다 울지 마라
동삼 석달 죽었다가 명년 춘삼월이 다시 오면
꽃은 피어 화산되고 잎은 피어서 청산이 될 끼로되 헤
우리 인생은 오늘 황천 떠나 가면
언제 와서 만내 볼꼬 언제 이 세상을 돌아 올꼬
아이고 아이고 내 설음이야 하
어허 저승길이 몇천리 몇만리나 되였던고
한번 이 길 떠나가면 다시 언제 돌아올까 하
어허 처자공으19) 폴목을 불끈 잡고
만단 설화 몬다하고 정신 차려 살펴 보니
약탕관을 벌리 놓고 행로 행화20) 불갖초와
살릴라꼬 애를 씨는 자공들이건마는
어허 불로초도 씰 데 엄고 불사약도 씰 데 엄서
황천길로 떠나고 말았고나 헤
일가친척 삼강오륜 전부 다 이별이고
동네방네 남녀노소 모두가 이별하고
나는 오늘 황천을 떠나가네 헤
어허 황천을 가는 길이건마는
황천이 몇 천리고 몇 만리나 되였던고 오늘 가면 막중인데 에헤
황천이 그리 바빠 이리 쉽기 내가 가나 하
어허이 친구 벗도 많더마는 오늘 우리 친구 어데 보이면
일가친척 많다 해도 어는 일가 어른 날 찾을까 헤
저승길이 멀다 해도 문턱 밲이 저승이고
북마산천 멀다 해도 저 건네 앞산 저기 북마로구나 하
@ 어화넘 어화넘 어화리넘차 어화넘
어허어어어어넘 어허넘 어화리넘차 어허넘
북마산천이 멀다 해도 저 건네 가면 북마로구나
구사당을 하직하고 신사당을 정배하고 대문밖을 썩 나서니
적삼 내어 손에다 들고 혼백을 세 번 불러
초혼을 올리시니 없던 곡식이 낭자하구나 헤
1) 제석궁(帝釋宮);제석을 모신 곳. 제석은 범왕(梵王)과 더불어 불법을 지키는 신. 2) 여루하여서→여류하여서(如流—);물 흐르듯하여. 3) 춘초(春草)는 연연록(年年綠);봄풀은 해마다 푸름. 4) 왕손(王孫)은 귀불귀(歸不歸);왕손은 가고 돌아오지 않음. 5) 심심하고;섬섬하고(纖纖—)의 잘못인 듯. 즉 연약하고 가냘프고란 뜻. 6) 간수;판수의 잘못인 듯. 7) 재미쌀(齋米–);중에게 보시로 주는 쌀/ 8) 실고→쓿고, 방아를 찧고. 9) 진광대왕(秦廣大王) : 사람이 죽어서 거쳐가야 하는 명부(冥府)의 십대왕(十大王) 중 첫 번째 대왕. 한빙지옥(寒氷地獄)과 극락세계를 관장한다고 함. 10) 초강대왕(初江大王) : 석가불. 시왕의 두 번째 시왕. 금수지옥(禽獸地獄)과 연화(蓮花)세계를 관장함. 11) 송제대왕(宋帝大王) : 문수보살(文殊菩薩). 세 번째 대왕으로 거해(巨海)지옥과 화장(華藏)지옥을 관장함. 12) 오관대왕(伍官大王) : 보현보살(普賢菩薩). 네 번째 대왕으로 항마(項魔)지옥과 법화(法華)세계를 관장함. 13) 염라대왕(閻羅大王) : 지장보살(地藏菩薩). 다섯 번째 대왕으로 독사(毒蛇)지옥과 만월(滿月)세계를 관장함. 14) 변성대왕(變成大王) : 미륵보살(彌勒菩薩). 여섯 번째의 대왕으로 발설(拔舌)지옥과 승음(勝陰)세계를 관장함. 15) 태산대왕(泰山大王) : 약사여래(藥師如來). 제칠전에 있으면서 암흑(暗黑)지옥과 법세(法歲)세계를 관장함. 16) 평등대왕(平等大王) :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제팔전에 있으면서 철강(鐵鋼)지옥과 무우(無憂)세계를 관장함. 17) 도시대왕(都市大王) :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제구전에 있으면서 풍수(風水)지옥과 무량(無量)세계를 관장함. 18)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 아미타불(阿彌陀佛). 제십전에 있으면서 화탕(火湯)지옥과 유리광음(琉璃光陰)세계를 관장함. 19) 처자공;처자식 20) 행로 행화→향로 향화(香爐 香火)
◆ 이도수(남, 1917) : 거제 옥동에서 태어나 15세 전후하여 양복 짓는 일을 배우러 일본으로 갔다가 기생을 따라 다니면서 노래를 배운 적이 있었다. 결혼한 후에 옥동에서 살다 20여년 전에 충무로 이주하였다. 평소 노래하기를 좋아하여 한량이라고 소문이 났었다. 둔덕에 있는 유선생이라고 하는 분에게 본격적으로 창을 배운 적이 있다.
◆ 저승으로 가는 행로와 저승의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상여소리다.
» 원본: 충무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