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 8. 18 / 배경남, 남, 61세)
국태민안은 범년자로1) 시화연풍은2) 연년이나 돌아든다 ♬
이씨 한양에 등극 후에 삼각산이 기봉이 되어 봉황이 넘차 생겼구나
봉황을 눌러라 대궐 짓고 대궐 앞에는 육조로다 ♬
오영문에3) 해각산 팔도 각읍을 마련할 젠
왕심산이 청룡이 되고 관악산이 화산이 비쳐
동작강으로 수귀를 막고 원하는 유세차로 사바는 세계로다
해동이면은 대한민국은 조선국 경기도 안성군 고삼면 신창리 호동이라 ♬
건구곤명에 배씨 댁에도 양위부처가4) 금실지나 동락하여
한오백년 살잤더니 한오백년을 못다 살고
장남 자손은 서방님 중남5) 자손은 되련님
어깨너머로 설 동자6) 무릎 앞에나 슬슬이나 기 동자7)
누역머리나8) 더벅머리 오로롱조로롱 자랐을 제 ♬
걱정근심 우환질병 연지 식기며 고뿔에 행불에9) 햇냉수
천만에10) 며느리고금11) 딸고금 이질 배필12) 모두 모두 흡씰어다가
금일 고사 굿판에 도객을13) 하여 의주월강으로14) 소멸하니
안강은 태평이요15) 소원성취가 그 아니냐 ♬
그건 그리도 하려니와 건구곤명에 배씨댁에도
몸주 대살이 세다하니 몸주 대살을 풀고 가자 ♬
장인 삼촌에 복채살 부모님 돌아가 몽상살16)
봉상을17) 벗어라 해상살18) 해상을 벗어라 거상살19) ♬
쌈난 데는 액살이요 살인난 데는 겨린살20)
동네 방네는 불안살 이웃집 간에는 겨레살 ♬
두 내위 간에는 공방살 쳤다 굴려라 기둥살
때렸다 굴려라 지신살 마루 황간에 성주님살 ♬
안방 도중엔 제석살21) 횃대22) 끝에는 어떤 넝마가 걸렸던가
반팔개나23) 등등거리24) 둘레 복판에 색주거리25)
장연도포나 장연채 다리개버선까지도26) 여기저기나 걸렸으니 ♬
안방문을 쳐다봐라 어떤 부벽이27) 붙었더냐
원득삼천에 불로초28) 배헌고당에 백발부친29)
부모님께는 천년수 슬하자손엔 만시행이라30)
에라 두리둥실 붙었으니 그런 경사가 또 되나 ♬
왜주 금산에 부인마마 열두 하님을31) 건너리실 제
일년은 열두 달 과년은32) 열석 달
삼백에는 육십 일 한 달 하고도 서른 날
하루 하고도 열두 시 시시때때로 노고 보던
복마자채에 주왕님33) 금실지는 내조왕
부엌상간에 썩 들어서니 굴뚝에는 굴때장군
아궁지에는 금도귀신 살강에는 뗑그랑각시
물독에는 비색부인 가루독에는 시부녀각시
콩떡에는 말태장 마굿간에는 우마 살대 장군
대문상간에 썩 나서니 어떤 입춘이 붙었더냐
춘만건곤에34) 복만가라 문래하니 황금출35)
입춘대길 건양대길36) 물비장덕수
오는 장수 문장수 모두 모두 흡씰어다가
금일 고사굿판에 도객을 하여 의주월강으로 소멸하니
안강은 태평이요 소원성취가 그 아니냐 ♬
그건 그리도 하려니와 건구곤명에 모씨댁에
농사 한철을 지어보자 농사 한철을 지어보자
앞뜰에다 논을 풀고 뒷뜰에다 밭을 풀어
오곡잡곡 씨를 놓아 풍옥 다마금하고 남산십사호37)
여기 저기나 심어놓고 두태38) 농사를 섬겨보자
올콩돌콩 방정맞다 주년이콩39) 이팔청춘에 푸르대콩
요소남자나 선비콩40) 옥소각막 홀애비콩
호도독호도독 쟁기찰41) 여기저기나 심어노니
에라 슬슬 걷어들이실 제
앞둑에도 걸쳐놓고 뒷둑에도나 걸쳐놓고
아이들은 지게받쳐 져들이고
아이구 힘들어 못 하겠다 양태바리42) 실어보자
검정소 누렁소 쌍쌍이나 몰어내어
수양산 버들가지 오쿰에다43) 꺽어쥐고
이 궁뎅이도 툭 때리고 저 궁뎅이도 툭 때리니
앞에 갈라고 앞노적 뒤에 갈라고 뒷노적
난데없는 봉황새 훨훨히 상상봉으로 날러 앉어
한 날개를 툭탁 치니 이리 천 석이 쏟아지고
또 한 날개를 툭탁 치니 이리 수만 석이 쏟아지니
거룩하신 건구곤명에 배씨 댁에
앞뜰에도 노적이요 뒷뜰에도나 노적이라
양친 부모 모셔들어 자손만대를 섬기실 제
없는 아기는 점지하고 있는 아기는 수명장수
명장수 복장수 옥동같은 귀한 아기를 점지하시소서
옥동같은 귀한 아기를 점지하셨거든
부모님께는 효자동이요 동네간에는 화목동이
집안간에는 우애동이 나랏님께는 충신동이를 점지하시소사
왜주 금산에 부인마마야
산에 가시면 산신덕을 입으시고
길에 가시면 길노적을 입으시고
들에 가시면 들노적을 입으시고
재수선망을 섬겨주시소사 아헤
옥동같은 귀한 아기 명과 복을 주실 적에
명을 주실라거든 실나락같이고 길게 길게도 주시고
삼천갑자 동방석의 명을 이어주시소 아에
대주전44) 서방님
산에 가시면 산신덕을 입으시고
길에 가시면 길노적을 입으시고
들에 가시면 들노적을 입으시고
재수선망을 섬겨주시소사 아아에에
옥동 같은 귀한 아기 명과 복을 주실라거든
소낙비처럼 우수수 우수수 주시소사.
1)범년자: 법륜전(法輪轉). 부처의 법륜이 끊이지 않고 널리 전해지다. 2)시화연풍(時和年豊): 때가 고르고 해마다 풍년이 듬. 3)오영문(五營門): 조선시대의 다섯 군영, 즉 훈련도감, 총융청, 수어청, 어영청, 금위영을 이름. 4)양위부처(兩位夫妻): 부부. 5)중남(中男): 둘째 아들. 6)설 동자(童子): 서는 아이. 7)기 동자 :기는 아이. 8)누역머리: 단발머리. 누역은 도토리의 방언. 9)행불: 감기. 10)천만(喘滿): 천식. 11)며느리고금: 고금은 학질, 며느리고금은 매일 앓는 학질. 축일학(逐日瘧)이라고도 함. 12)배필: 배앓이. 13)도객: 도액(度厄). 액맥이. 14)의주월강(義州越江): 의주는 평북의 지명. 의주가 면한 압록강 너머로 액을 내친다는 뜻. 15)안강은 태평이요: 안과태평(安過太平). 탈 없이 평안하고 태평함. 16)몽상(蒙喪): 부모상을 당함. 17)봉상: 복상(服喪). 상복을 입음. 18)해상(解喪): 어버이의 삼년상을 마침. 19)거상(居喪): 상중에 있음. 20)겨린살: 이웃에 살인사건이 나는 살. 21)제석: 집안의 수명과 화복을 맡아보는 신. 22)횃대: 나무막대를 벽에 달아매 옷을 걸게 한 물건. 23)반팔개: 반팔등거리. 등거리는 홑적삼 모양으로 일할 때 등에 걸치는 베옷. 24)등등거리: 등나무의 덩굴을 엮어 만든 등거리. 여름에 속옷 밑에 입음. 25)색주거리(色紬-): 색주는 물을 들인 명주. 26)대리개버선: 타르게버선. 버선의 일종. 27)부벽(付壁): 벽에 붙이는 글씨와 그림. 28)원득삼천에 불로초: 원득삼산불로초(願得三山不老草). 원컨대 삼신산의 불로초를 얻어. 29)배헌고당 백발부친(拜獻高堂 白髮父親): 봄이 천지에 가득하고 복이 집에 가득함. 30)만시행(萬時幸): 평생토록 행운이 따름. 31)하님: 하인. 32)과년(夥年): 윤년. 33)주왕: 조왕. 부엌을 관장하는 신. 34)춘만건곤복만가(春滿乾坤福滿家): 봄이 천지에 가득하고 복이 집에 가득함. 35)문래하니 황금출: 문개황금출(門開黃金出). 문을 여니 황금이 나온다는 뜻. 36)입춘대길 건양대길: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37)풍옥~남산14호: 풍옥, 다마금, 남산14호는 모두 벼의 품종 이름. 38)두태(豆太): 팥과 콩. 39)주년이콩: 쥐눈이콩. 40)선비콩: 콩의 일종. 약간 푸르고 눈의 양편에 검고 둥근 점이 있다. 41)쟁기찰: 차조의 한 가지. 42)양태바리: 두 마리 우마에 실은 짐. 43)오쿰: 움쿰. 44)대주(大主): 굿하는 집의 남자 주인을 이르는 말.
◆ 배경남(남, 1933) : 호동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얼굴은 동안이나 일제치하에 보국대에 끌려갔다가 해방 후에는 미군에서, 6.25때에는 다시 군대에 징집당하는 등 많은 고생을 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으나 다 타지에 나가 살고 지금은 내외가 농사를 지으면서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고사소리는 집 뒤에 있는 절의 대사에게서 배웠다.
◆ 고사덕담. 사설 내용이나 선율의 짜임새가 전문가들의 노래임을 나타내고 있다.
» 원본: 안성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