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0211 / 금산군 복수면 곡남3리 / 한글뒤풀이

(1993. 9. 10 / 송석례, 여, 1925)

가나다라 마바사 아차 잠깐 잊었구나
지역 니은 지글 리은 지억자로1) 집을 짓고 니은자로 사쟀더니
가갸거겨 가지 없는 이내 몸 거지 없이 되었구나
고교구규 고생하던 우리 낭군 구걸하야 짝이 없네
나냐너녀 나구등에 솔질하야 손금안장2) 지어 타고 조선 팔도 유렴갈까
노뇨누뉴 노세 놀아 젊어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다댜더뎌 달달이 오던 낭군 영영 소식이 무소식이요
도됴두듀 더디도다 더디도다 우리 낭군 더디도다
나랴너려 날러가는 원앙새야 너고 나하고 짝을 짓자
노료누류 노류장화 임개이지 첩첩마다 임개일까
마먀머며 마자 마자 만났더람 이런 고통 아니 볼 껄
모묘무뮤 모지도다 모지도다 임으 환영이3) 모지도다
바뱌버벼 밥을 먹다가도 또 다시 임의 생각이 나서 목이 메어 못 먹겄네
보뵤부뷰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환영을 보고지고
사샤서셔 사신 행차 바쁜 길이 중간 챔4)이 늦어간다
소쇼수슈 소슬단풍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한양 손5) 내같이 가소
아야어여 아시 답석 안던 손 인정없이 떨어진다
오요후유 오동 복판에 거문고야 새줄 매려 타렸더니 백학선이 벌써 짐작하고 오줄오줄이 춤을 춘다
자쟈저져 자자고 누웠으니 임이 올까 잠이 올까
조죠주쥬 조절낭군은6) 내 낭군인데 어디 가고 영영 소식이 무소식이요
차챠처쳐 차라리 이 몸 하나 죽어지면 고만이로다
초초추추 초당에 깊이 든 잠 학이 소리 놀래 깨니 학이 소리 간데 없고 들리나니 물소리요
카캬커켜 용천에7) 드는 칼로 내 목을 비어 줍소
코쿄쿠큐 콜콜이 드는 숨은 어느 누가 동정할까
타탸터텨 타도 타도 옳다해도 누구를 바래고 여기를 왔나
토쵸투츄 토지지신 감동하사 임이나 보게 감동하사
파퍄퍼펴 임의 화영이8) 보고 싶어요
포표푸퓨 폭포수 흐르난 물에 푸이 둥실 빠져 죽어 이런 고통 아니 볼 걸
하햐허혀 한양 낭군은 내 낭군인데 영영 소식이 무소식이요
호효후휴 호엽하게9) 먹은 맘은 단 사흘에 다 못되서 또 다시 임이 생각이 나서 목이 메어 못 먹겄네
과거나너 여해과천지10) 계실 때 과부될 줄 누가 알았는가


1)지억자 : 기역자. 2)손금 안장 : 순금으로 만든 안장. 3)환영 : 모습. 4)중간참 : 중간에 먹는 밥. 5)한양 손 : 한양에서 오신 손님. 6)조절낭군 : 가창자에 따르면 '일찍 맺어진 낭군'이라고 함. 보통은 '조별낭군', 즉 '일찍 헤어진 낭군'이라 노래함. 7)용천 : 용천검. 8)화영 : 모습. 9)호엽하게 : 호협(豪俠)하게. 호방하고 의협심 있게. 10)여해과천지: 가창자에 따르면 ‘나의 팔자를 내실 때’라고 함.

◆ 송석례(여 1925): 이 마을에서 태어나 열여덟에 결혼하여 슬하에 2남4녀를 두고 마흔셋에 영감님과 사별했다.

◆ 회심곡 곡조로 불렀다. 집에서 책을 보고 동네에서 들으며 배웠다. 명 잣을 때나 밭을 맬 때 간혹 부르기도 했다.

» 원본: 금산1104


« 충남02 / 한글뒤풀이 / 금산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