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0209 / 금산군 복수면 곡남3리 / 밭매는소리

(1993. 9. 10 / 강안순*, 여, 1924)

노랑 노랑 큰 송아지 곱기 곱기나 길러 갖고
진주 난군1) 너룬 들이 이랴 쩌쩌 밭을 갈아
마른 땅에는 목해를 숨고 주진 땅에는 산도 갈고
구석구색이 참깨 갈고 둘러 보세 두둘러 보세
목해밭이나 둘러보세 목해밭을 썩 둘러보니
봉지 봉지 맺었구나 둘러 보세 두둘러 봐요
산도 밭이나 둘러봐요 산도 밭을 썩 둘러 보니
힌들미가2) 막 빠졌네 집이라고 썩 들어가니
아들 샘형제는 공부를 하고 딸 성지는3) 청소한다
방이라고 썩 디다보니 우리 아내는 베를 짜네
부엌이라 썩 열어보니 첩으 마누래는 술 걸르고
이만 하며는 자미 있네
방이라고 썩 들어가서 도쿠리4) 세개를 내콰보니
하나 내콰 썩 열어보니 착착 접은 꽃갬일세5)
또 하나 내콰 썩 열어보니 알쏭이 달쏭이 대추로다
또 하나 내콰 썩 열어보니 알똥이 달똥이 추자로다
이놈 먹고 저놈을 먹은게 만탄 재미가 절로 난다
놀로가세 노놀로 가세 베짜는 아가씨 놀러가세
첩으 마누라는 석달이요 당신이와 나는 백년이고
진주 너룬 들 놀러가니 날만 보먼 방실 방실
이만 하믄 재미 있지


1)난군 : 낭군. 2)힌들미 : 나락이 패어 끝이 하얗게 올라온 것. 3)성지: 형제. 4)도쿠리 : 소쿠리. 5)꽃갬 : 곶감.

◆ 강안순(여 1924): 무주군 안성면 평장리에서 태어나 열여덟에 결혼하여 6.25 끝나고 이 마을에서 이사 왔다. 노래는 시집오기 전 큰애기 때 부르고 시집와서는 밭매면서 주로 불렀다.

» 원본: 금산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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