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9. 2 / 앞: 이상철, 남, 1941)
어허 어허 / 어허 어하
어허 어허 / 어허 어하
@ 어허 어하 에헤이 어호
세상천지 만물 중에 사람밖에 또 있는가
여보시오 시주님네 이내 말씀 들어보소
이 세상에 나온 사람 뉘 덕으로 나왔는가
아버님 전 뼈를 빌고 어머님 전 살을 빌어
칠성님 전 명을 빌고 제석님 전 복을 빌어
석가여래 공덕으로 이내 일신 탄생하니
한두 살에 철을 몰라 부모 은공 알을 손가
이삼십을 당도하니 어이 없고 애닯구나
인간 칠십 고래희라1) 없던 망령이 절로 나네
어허 어하 에헤이 어호
어제 오늘 성튼 몸이 저녁나절 병이 들어
섬섬하고 약한 몸에 태산같은 병이 드니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나니 냉수로다
인삼녹용 약을 쓴들 약효렴이 있을 손가
무녀 불러 굿을 한들 굿덕인들 입을 손가
제미쌀2) 쓸고 쓸어 명산대천 찾어가세
어허 어하 에헤이 어호
변방객리 사지중에3) 정벌하는 저 군사야
너에 대왕 새로 나니 전쟁하면 죽을 세라
천금같이 중한 몸이 전장검혼4) 되리로다
너에 처자 소녀들아 한식낙엽5) 찬바람에
한옷6) 지어 넣어 두고 오늘날에 소식 오나
오늘날에 소식 오나 내일날에 편지 오나
보옥같이 좋은 얼굴 만구하는 깊은 간장
썩은 눈물 밤낮으로 밤낮으로 흘리면서
이마 우에 손을 얹고 나간 길을 바라보며
남산 하에7) 장찬 밭을 어느 장부 갈아 주랴
태호정비8) 좋은 술을 뉘로하야 맛을 보나
어린 자식 애비 불러 어미 간장 다 녹는다
우리 낭군 떠날 적에 중문에서 손길 잡고
눈물지며 이른 말이 청춘홍안 두고 가네
1)인간칠십 고래희(人間七十 古來稀). 2)제미(祭米)쌀 : 제에 올릴 메를 지을 쌀. 3)변방객리 사지중(邊方客里 死地 中)에. 4)전장검혼(戰場劍魂). 5)한식낙엽 : 寒山落木을 말하는 듯. 6)한옷 : 입을 옷 한가지 한가지를 말한다고 함. 7)남산하(南山下). 8)태호정비 : 조선팔도에서 가장 귀한 술이라고 함.
◆ 고인 박석봉(남,67세)씨 장례식의 상여 나가는 실황을 녹음한 것이다.
» 원본: 제천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