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0409 / 제천군 청풍면 도신리 실리곡 / 각설이타령

(1992. 8. 21 / 권용언, 남, 1939)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시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더네 각설이 죽지도 아니 하구 또 왔네
이 각설이가 이래도 정승판서를 마다고 동전 한 푼에 팔려서 각설이루만 나섰네
지리구 지리구 잘한다
일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일이나 송송 야송송 밤중에 샛별이 완연하다
이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이행금에나 북소리 팔도에 기생이 춤을 춘다
삼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삼친거리나 놋촛대 은소반에다 불을 밝혀 우리 님 오시기만 고대한다
사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사시나 상천에 바쁜길 중간참이나 늦어간다
오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오동벌판 넓은 들에 오곡백화가 무르익어 풍년 가을이나 재촉한다
육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육이오 사변에 집을 잃고 방랑생활이 웬 말이냐
칠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칠칠이 못난 이내 몸이 출세길이나 웬 말이냐
팔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팔도나 강산 구경하니 경치 좋고도 인심 좋아
구자나 한자나 들구나 봐 구시월 시단풍에 낙엽이 우수수 얼어지니
동지나 섣달 긴긴 밤에 임 그리다가 날이 샌다
품바나 하고도 잘한다 지리구 지리구 잘한다
너에나 선생이 누구신지 날 보다두나 잘한다
달린 고리는 문고리
앉은 고리는 도방고리1)
뛰는 고리는 깨고리2)
묶는 고리는 지게꼬리
뻗친 고리는 말꼬리
나는 고리는 꾀꼬리
들어가는 고리는 튀전고리
기름 사발이나 먹었는지 미끌미끌 잘한다
구정물 동우나 먹었는지 걸찍걸찍에 잘한다
논어 맹자를 읽었는지 유식하게두나 잘한다
새끼 살이나 먹었는지 설이나 설이나 잘한다
지리구 지리구 잘한다 품바나 품바나 잘한다


1)도방고리 : 반짇고리. 바늘, 실, 골무, 헝겊같은 바느질 도구를 담는 그릇. 2)깨고리 : 개구리.

» 원본: 제천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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