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12-02 / 강원 양양군 / 줌치노래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 탁숙녀(75세) / 1996)
개천이라 한바다는 절로 솟은 노송낭그1)
가지로 치면 열두 가지요 잎으로 치면은 삼백 잎에
그 가지에 무신 열매 열렸더냐 해과 달이 열렸더라
해는 따서 겉 받치고 달은 따서 안 받치고
큰 별은 따서 상침 놓고2) 잰 별은 따서 중침 놓고3)
쌍무재기4) 수를 둘러 외무재기 끈을 뀌서 서울에 장에를 팔러 가니
이 주머니는 누가 짓소 서울아가씨 내가 짓소
이 주머니 지은 사람 은을 주려 금을 주려
은도 돈도 다 싫어요 백년책원5) 날과 살세
객사 청춘 유색시냐6) 나귀 매던 버들인가
녹수진경 넓은 들에 임 댕기던 질일런가
임 댕겐 질에는 풀이 나고 술 먹던 잔에 녹이 씰코
앉어 생각 누워 생각 임에 생각만 절로 나네
1)노송낭그→노송나무: 측백나무과에 속하며 잎이 작은 바늘 모양으로 빽빽히 난다. 2)상침: 좋은 바늘. 3)중침: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중간정도의 바늘. 4)쌍무재기→쌍무지개. 5)백년책원: ‘한 번 만나면 백년동안 변함없이 사는 관계’, 즉 부부를 말함. 백년처군(百年妻君)이라고도 함. 6)객사청청유색신(客舍靑靑柳色新). 나그네가 거처하는 집 앞에 푸른 버들 빛이 새롭다는 뜻.
◇허리에 차고 다니는 주머니(줌치)를 소재로 한 노래. 처녀가 아주 예쁘게 수를 놓아 주머니를 만들어서 팔려고 내놓으니 잘 지었다고 돈으로 사가려고 하나 처녀는 돈은 싫고 함께 살 임을 원한다고 하는 내용이다. 옛날에 주머니는 여자들의 수놓는 솜씨를 가늠하는 물건이었고, 수를 잘 놓는 처녀는 좋은 신부감으로 여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