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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1119

CD11-19 / 전북 장수군 / 각설이타령

(전북 장수군 산서면 동화리 / 윤병길(67세) / 1990)

“아, 마님. 이 댁에 동냥왔습니다. 안인심이 좋으면은 배깥 출입이 좋답니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일자나 한자 들고 봐
일월이 송송 해송송
밤중 새별이 완연하다
품바품바 잘 헌다

두 이 자 들고 봐
이 둑에 저 둑에 북을 치니
행두기생이1) 춤을 춘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석 삼 자 들고 봐
서관에 신령 도신령
신부 신랭이 날아든다
품바품바 잘이 헌다
“아, 마님! 쉽게 갑시다.“2)

넉 사 자 들고 봐
사시나 사철 바쁜 질
외나무 다리를 만나서
점심참이 늦어간다
헐씨구씨구 들어간다

다섯 오 자를 들구 봐
오관이 천장 관운장3)
적토마를 집어 타고
제갈선생을 찾아간다

여설 육 자를 들고 봐
육한대한 성길이4)
팔성을 서리고서5) 나온다
품바품바 잘이 헌다

일곱 칠 자를 들고 봐
칠년 대한 가물음에
소나기 한 줄금 허이면
어느 백성이 춤을 출까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야닯 팔 자를 들고 봐
이 팔이 저 팔이 곰배팔
장단치기가 늦어간다
허허 품바 잘이 허네

아홉 구 자를 들고 봐
귀 늙고 늙은 중
법당 안에서 염불한다
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쉽게 갑시다“.

남았네 남았어
장 자 한 자가 남았네
장안에서는 어른이고
암소 숫소 모인 디
종모소가 어른이고
암캐 수캐는 모인 디
쇠머리 수캐가 어른이고
암탉 장닭으 모인 디
쇠머리 장닭이 어른이라
품바 품바 잘이 헌다

요놈의 자식이 요래도
헌 두데기6) 감발허고
양지나 음지나 다니며
이만 톡톡 까노라
대국7)의 천지를 갔더라면
진사급제를 헐 것을
허궁에 빠져서
돈베락을 맞는다

“아, 쉽게 갑시다.“


1)행두기생: 행수기생(行首妓生). 기생의 우두머리. 2)쉽게 갑시다: 얼른 동냥을 주면 쉽게 끝내고 가겠다는 뜻. 3)오관이 천장 관운장: 오관(五關)의 참장(參將)이었던 관운장(關雲長). 관운장은 중국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무장(武將). 4)육한대한 성길이: 육관대사(六觀大師) 성진(性眞)이. 육관대사와 성진은 김만중이 쓴 고소설 『구운몽』에 나오는 인물들. 육관대사는 성진의 스승. 5)팔성을 서리고서: 팔선녀를 데리고. 팔선녀는 고소설 『구운몽』에 나오는 여덟 여인들. 성진이 환생한 양소유(楊少遊)의 처첩들. 6)두데기: 누더기. 7)대국(大國): 보통 중국을 가리킴.

◇ 각설이들이 구걸을 하러 돌아다니면서 부르던 각설이타령으로, 옛날 놀이도구인 투전의 숫자를 가지고 순서대로 노래를 만든 것이다. 노랫말 내용에는 고대소설에 나오는 일화를 인용하는 것이 많다. 이런 저런이런 각설이타령은 일반인들이 옛날에 각설이패가 하는 노래를 듣고 배운 것들이다. 오늘날 실제 각설이패로 다녔던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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